소형 올레드 투자 나선 LG디스플레이, 애플과 조율 끝냈나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1-08-18 14:08 수정일 2021-08-18 15:17 발행일 2021-08-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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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중소형 OLED 시장의 급성장과 애플 등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한 점 등이 투자 단행 배경으로 꼽힌다. 과감한 투자지만, 아이패드 OLED 공급 규모 등을 사전에 조율한 치밀한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통해 중소형 OLED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관련 공시에 따르면 자기자본의 약 2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투자기간은 2024년 3월까지다.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오는 2024년부터 신규 생산 설비를 가동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파주 사업장의 중소형 OLED 생산량을 현재의 2배인 월 6만장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대형·중소형 OLED 투자에 나선 바 있지만, 중소형 OLED에만 집중한 대규모 투자계획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진출에 나선 이유로는 우선 최근 변화한 시장 상황이 거론된다. 코로나19 이후 중소형 OLED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소형 OLED 시장은 2027년 약 385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시장 주력인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도 지속 확대 중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OLED 스마트폰의 올해 2분기 출하량은 1억4000만대로 분기별 예상치를 앞질렀다.

애플의 아이패드 OLED 탑재 결정과 애플에 대한 공급 비중 확대도 대규모 투자에 나선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애플은 이르면 2022년 첫 OLED 탑재 아이패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생산되는 아이폰 13의 출하량 중 30%를 담당할 예정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투자는 향후 출시될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생산에 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폰13 전체 공급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애플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아이패드 OLED 생산이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시장 수혜도 늘어날 것을 염두한 투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투자규모는 애플 등과 공급 규모에서 사전 조율을 통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안정적으로 고객사 물량 확보가 가능한 신규 라인 증설만 진행해, 수익성 방어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양산 가능성과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대규모 투자는 집행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