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00선 위협…“외국인 추가 5조 팔수도”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8-18 13:49 수정일 2021-08-19 11:04 발행일 2021-08-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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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한국거래소)

코스피가 외국인투자자들의 급격한 매도 규모에 3100선을 위협받으며 진통을 겪는 가운데 외국인이 시가총액 대형 반도체 종목들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를 5조원 더 팔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17포인트(0.45%) 오른 3157.26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전날보다 1.11포인트(-0.04%) 내린 3141.98에서 출발한 뒤 상승 전환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주체별로는 기관투자자가 3143억원, 개인투자자가 10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나 외국인투자자들은 3132억원어치를 팔고 있다. 639개 종목의 주가가 반등 중이고, 215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5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이날 9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 기간 기관은 국내 증시를 1조6195억원어치를 팔았으나 외국인은 7조341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 9조4376억원어치를 받아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역대급 빠른 순매도를 겪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 연구원은 “여러 악재가 중첩된 결과”라며 “좀처럼 줄지 않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중국 경제 회복세 둔화 징후, 반도체 업황 고점 통과 우려 탓으로 이 세 가지 악재는 대외 경기에 민감하고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에 더 큰 상흔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5조원 더 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원, 순매수 전환 시점은 3분기 말~4분기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근거는 △외국인 지분율 △금융위기 전후의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 △2013년 버냉키 탠트럼 직후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라고 밝혔다.

우선 코스피 내 외국인 지분율의 중요 분기점은 31%인데, 지난 13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31.56%으로 이를 넘어선다는 것. 하인환 연구원은 “높아진 지분율이 31% 선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추가적으로 약 5조원의 매도가 나올 수 있음을 대비해야 하며, 그때가 외국인 지분율의 ‘바닥’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으로는 과거 금융위기 전후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65조원인데, 13일 현재 순매도 규모는 59조원으로 약 6조원의 추가 매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연구원은 “다만, 현재의 매도 속도를 가정하면 외국인 순매도는 다음달 중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과거 ‘버냉키 탠트럼’ 직후 외국인이 5조원 가량 순매도했다는 이유다. 버냉키 탠트럼은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위원회 의장 재임 시절 발생했던 긴축 발작이다. 하인환 연구원은 “당시와 유사한 수준을 가정한다면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봐야겠으나 그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