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만원 안착 뒤 횡보…‘9만전자’ 회복 가능할까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8-08 11:13 수정일 2021-08-08 17:20 발행일 2021-08-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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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에 그칠까, ‘실화’가 될까.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8만원대에 들어서면서 종가 기준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외국인투자자들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반등세를 연출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재차 ‘9만전자’ ‘10만전자’의 기대감이 나오기도 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0.73%) 하락한 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사흘 연속 1% 넘게 반등하면서 가파르게 올라 연초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가 다음날인 5일 0.97%, 이날 0.85% 하락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종가가 8만원대에서 형성된 것은 지난달 15일(8만600원) 이후 약 보름 만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다시 8만원대로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투자자다. 외국인은 2~4일 3거래일간 삼성전자를 1조59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5~6일에는 1170억원어치를 팔았으나 순매수 규모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삼성전자를 13조6106억원어치를 팔며 주가 상승을 방해했으나,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지면서 매수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의 2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달성과 반도체 가격 상승 전망 등은 그간 부진했던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급등 요인”이라며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기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평균인 7.9배보다 17% 저평가 받고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평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 대형주인 만큼 반도체 업종 매력은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수급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 전환 우려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건재해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KB증권 김동원·김민규 연구원은 이날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는 우선 3분기 이후 비메모리 사업부의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 △분기 매출 5조원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률 등 의미있는 실적개선 기대감을 들 수 있다”며 “3분기부터 평균판매단가(ASP) 인상효과와 물량증가로 파운드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5나노미터(nm) 중심의 선단공정 생산수율이 연초보다 2배 이상 상승해 원가구조 개선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

계량적인 관점에서도 삼성전자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들은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는 6개월간 하락하면서 주가변동성이 함께 낮아졌던 4차례에 평균 23.1% 올랐는데,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1월 11일 이후 6개월간 하락했고 역대 최저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부정적인 투자심리에 기울어있지만 우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하락했고, 긍정적인 투자심리는 응축된 상태로 작은 자극에도 깨질 수 있었다”며 “역대 최저 변동성을 지나는 지금은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