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개미들, 중국주식 저가매수 베팅… 위기속 기회일까?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08-02 12:22 수정일 2021-08-02 13:06 발행일 2021-08-03 1면
인쇄아이콘
clip20210802121432
(제공=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중국 증시 규제 여파가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른바 ‘원정개미’들은 해외주식에선 홍콩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국내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중국 기술주 관련 ETF가 여럿 올라와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형태에 일각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주(7월 26일~7월 30일) 국내 투자자들은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를 1억1698만9047달러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종목인 ‘글로벌 X 리튬 ETF(6398만9873만달러)’의 2배에 가까운 값이다.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엔비디아(3957만8984달러), 마이크로소프트(3266만1786달러), 페이스북(3138만8368달러) 순으로 투자했다.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는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종목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중국 증시 관련 ETF들에도 순매수 자금이 들어왔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465억원 순매수했고, ‘TIGER 차이나항셍테크’는 3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KODEX 차이나 H 레버리지(H)’는 225억원, ‘KODEX 차이나항셍테크’는 11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솔랙티브 중국 전기차 지수(Solactive China Electric Vehicle Index)’를 추종하고 있으며, ‘TIGER 차이나항셍테크’와 ‘KODEX 차이나 H 레버리지(H)’, ‘KODEX 차이나항셍테크’는 중국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이다.

문제는 중국 증시의 반등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다는 점이다. 지난 주 중화권 증시는 교육 및 기술주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 조치로 줄지어 하락했다. 상해종합지수는 한 주간 4.31% 하락했고, HSCEI가 6.16% 급락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술기업 지수인 ‘골든 드래곤 차이나 인덱스’는 주간 기준 4.1% 하락 마감했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은 플랫폼 기업 및 교육산업 등”이라며 “정부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중국 정부의 규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 대상이 확대될 위험도 존재해 금융시장 불안감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 본부도 “중국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의 부진한 지표와 여전한 규제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증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