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2Q 성적도 A+?…LG엔솔 실적 두고 엇갈린 전망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21 14:22 수정일 2022-05-11 22:57 발행일 2021-07-2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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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흑자냐 적자냐
삼성SDI 중대형 전지 첫 흑자 전환
SK이노 적자 폭 축소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출처=삼성SDI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사진제공=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경영 성적표 공개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도 전반적인 호실적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 사업의 흑자 전환에,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은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각각 성공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에 대한 예측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20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LG엔솔은 2분기에 9000억 원 대의 영업 이익을 시현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0% 가량 급증하는 수준이다. 앞서 LG엔솔의 경우 분사 전인 지난해 2분기에 배터리 3사 가운데 처음으로 흑자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의 경우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배터리를 포함하는 중대형 전지 사업이 호조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소형 전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개선세를 띄고 있어, 이에 따른 LG엔솔과 삼성SDI의 수혜가 클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전지 셀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특히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급난을 겪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상이한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LG엔솔의 2분기 영업익이 128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62.5% 급감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로 자동차 업계의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LG엔솔의 전기 차 배터리 판매량 역시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LG엔솔이 SK이노로부터 받는 소송 합의금 2조 원 가운데 1조 원을 영업외 이익으로 반영하는 점도 이번 실적에 대한 저평가 요인이다.

심지어 적자 전환을 점치는 시각까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LG엔솔이 2분기에 101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을 것으로 예측했다. LG엔솔이 화재 이슈가 있는 당사의 ESS용 배터리를 리콜하는 데 약 4000억 원을 쏟기로 한 것이 실적 부진을 견인했으리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타격 없을 것”이라며 “또 LG엔솔은 수주 잔고가 풍부해, 이를 바탕으로 매분기 이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LG엔솔이 ESS 리콜 비용을 2분기에 최대 2000억 원 반영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한 번에 2000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반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며 “영업익의 10%를 반영한다 치면 2조 원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LG엔솔의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는 여전한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에는 ESS 리콜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소멸하며, ‘반도체 숏티지’ 역시 2분기를 기점으로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ESS와 전기 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사업이 2분기에 약 250억 원의 영업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 영업 손실 630억 원에 비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삼성SDI의 경우 그간 소형 전지 사업에서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중대형 전지 사업의 흑자 전환에는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나 전기 차 배터리가 새로운 기간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바, 이번에 흑자로 돌아서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 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중대형 전지 사업의 흑자가 삼성SDI의 ‘퀀텀 점프’를 끌어내리라는 기대감까지 높아지는 분위기다.

배터리 사업에서는 후발 주자인 SK이노도 이번에 7000억~8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할 전망이다. SK이노는 1분기에도 5263억 원이라는 최대 분기 매출을 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영업 손실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SK이노의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20년 3분기를 제외하고 작년부터 2021년 1분기까지 1000억 원대의 적자를 이어 왔으며, 특히 올 1분기 영업 손실은 약 1767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공격적인 해외 생산 기지 신증설에 따라 신규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고정적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적자가 900억 원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SK이노 경우 본격적인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LG엔솔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종식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 본격적으로 수주 확대에 돌입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앞서 SK이노는 1분기에 LG엔솔에 대한 2조 원의 합의금 중 올해와 내년에 지급할 1조 원을 당시 가치로 환산해 9763억 원의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했다.

지동섭 SK이노 배터리 사업 대표는 지난 1일 ‘스토리 데이’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올해 안에 (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SK이노는 배터리 사업 손익 분기점(BEP) 달성이 올해 3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 분사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