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 이번 주가 최대고비…"8년만에 비상령 발령하나"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8 15:33 수정일 2022-05-27 15:38 발행일 2021-07-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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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22일 전력 수요 ‘최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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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전력공사 경기 지역 본부 직원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약 8년 만에 비상령을 발령해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적인 전력 수요 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18일 전력 거래소에 따르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됐던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의 전력 공급 예비력이 10기가와트(GW) 밑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력 예비율은 10.1%~11.8% 사이였다.

예비력은 총 전력 공급 능력에서 현재 사용하는 전력을 제외하고 산출하는데, 통상적으로는 10GW가 안정적인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8월 25일에서야 10GWh를 하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의 경우 전력 수급을 걱정해야 할 시점이 한 달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예비율 역시 10% 이상은 돼야 발전기 고장이나 이상 고온 같은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에 따른 냉방 수요와 산업 생산의 증가 때문이다. 특히 이달 13일에는 예비력이 8.8GW에 불과했고, 15일에는 최대 전력 수요가 88.6GW까지 치솟으며 올해 여름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주가 올 여름 전력 수급의 첫 고비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한층 강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지열이 방출되지 못하고 지붕처럼 한반도를 뒤덮는 ‘열돔 현상’이 예고된 참이다. 이 경우 2018년 여름에 닥쳤던 ‘역대급’ 더위가 재연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여름 예비력이 이번 주에 가장 낮아져 최소 4.0GW(상한 전망, 예비율 4.2%), 최다 7.9GW(기준 전망, 예비율 8.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반적으로 전력 수급 실적은 기준 전망과 상한 전망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예비율은 6%∼7% 대일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주 예비력이 5.5GW 밑으로 감소하면 전력 수급 비상 단계가 발령된다. 비상 단계는 예비력에 따라 △1단계 ‘준비’(5.5GW 미만) △2단계 ‘관심’(4.5GW 미만) △3단계 ‘주의’(3.5GW 미만) △4단계 ‘경계’(2.5GW 미만) △5단계 ‘심각’(1.5GW 미만) 등으로 구분되며, 단계별로 비상 대책이 시행된다.

전력 업계에서는 비상 단계가 이번에 1단계~2단계까지는 갈 것으로 예상하며, 이상 고온 등으로 상향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예비력이 급감할 경우 2011년 9월 순환 정전 같은 ‘전력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당시 늦더위로 예비율이 5% 선으로 급락하면서 정부는 전국이 정전되는 블랙 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순환 정전을 실시한 바 있다.

정부는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전력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이번 주부터 전력 수요 집중 관리에 나선다. 이미 8.8GW 규모의 예비 발전원을 확보했으며, 이번 주에 정비를 마치는 원전 1기도 추가로 가동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정부는 전력 수요가 많을 때 주요 기업들에 전기 사용을 줄이거나 자체적인 발전 시설을 활용하는 것도 요청할 방침이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