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손 잡은 KAI, 위성 발사체 계약 체결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8 13:43 수정일 2021-07-18 16:00 발행일 2021-07-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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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분석 등 고부가 서비스 시장 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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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엔지니어가 차세대 중형 위성 2호 환경 시험 평가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제공=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와 차세대 중형 위성 4호 발사체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와 함께 KAI는 스페이스X와의 전략적인 협력도 검토한다.

이날 KAI에 따르면 당사의 최고 재무 책임자(CFO)인 김정호 상무는 지난 5월에 미국에서 스페이스X의 고위 관계자와 만나 스페이스X 아시아 시장 진출을 협의하면서 양 사의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당 계약은 위성 발사 성공률이 높으면서도 관련 비용은 낮은 스페이스X를 파트너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 자동차 업체 미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현재 수만 대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 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번 계약에 대해 KAI 관계자는 “KAI가 500kg급 표준형 위성 플랫폼인 차세대 중형 위성과 관련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개발을 총괄하는 것을 넘어 발사까지 책임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이로써 ‘뉴 스페이스’ 시대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라 자평하기도 했다.

차세대 중형 위성의 경우 지난 3월에 이루어졌던 1호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했으나, 2호부터 5호까지는 제작부터 발사까지의 모든 과정을 KAI가 주관할 예정이다.

일단 KAI는 내년 초에 차세대 중형 위성 2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어 우주 기술 및 과학을 검증하는 3호와 광역으로 농림 상황을 관찰하는 4호, ‘C-밴드 영상 레이다’로 수자원을 관측하는 5호를 개발해 오는 2025년까지 모두 발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KAI 측은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의 지난해 항공 우주 산업 통계에 따르면 국내 우주 항공 산업 제조 분야의 규모는 3500억 원 가량으로, 이 가운데 KAI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이다.

KAI는 올해 2월에 뉴스페이스 태스크 포스(TF)를 발족했다. 약 5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우주 항공 시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중심의 밸류 체인을 연내에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KAI는 국내외 우주 항공 업체들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국내 우주 항공 산업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우주 항공 업체로 도약할 방침이다.

KAI의 미래 사업 부문장인 한창헌 상무는 “KAI는 위성 영상을 분석하고 국토·기후 관리 등 고부가 가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수 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과 조립, 시험 등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으로, 대형 위성에서 초소형 위성에 이르기까지 동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