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수소 전쟁 참전…4.4兆 큰 손 온다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3 16:07 수정일 2021-07-14 17:42 발행일 2021-07-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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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수소 성장 로드맵’ 발표
2030년까지 4조4000억 투자해 청정 수소 60만 톤 생산…매출 3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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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수소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국내 수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그룹의 물류 및 유통 인프라로 수소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수소는 물론 탄소 포집 등 관련 친환경 기술들을 개발하는 데에도 힘쓰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3조원 가량의 매출액과 10% 수준의 영업 이익률을 시현하겠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은 13일에 오는 2030년까지 탄소 중립 성장을 달성하는 것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 H2’를 발표, 약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그룹 화학 BU(Business Unit)는 지난 2월 그린 생태계 조성과 기후 변화 대응, 자원 선순환, 친환경 사업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ESG 경영 전략 및 친환경 목표 ‘그린 프로미스 2030’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수소 로드맵의 경우 2030년 탄소 중립 성장에 이어 204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환경 영향 물질 저감과 함께 친환경 사업 매출도 증대시키겠다는 수소 사업 목표 및 추진 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의 역량을 기반으로 수소 사업 로드맵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다.

일단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물류·유통 인프라와 사업장 내 연료 전지·터빈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소비처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소 발전소 및 충전소에 대량으로 공급이 가능한 유통 거점을 다수 가지고 있다. 특히 그린 암모니아 열분해·수소 탱크·탄소 포집 등 친환경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 사업 기술 발전 △수소 활용 사업 △청정 수소 생산 등을 주도하는 것이 롯데케미칼의 구상이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청정 수소 생산을 선도하며 2030년까지 60만 톤의 청정 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이미 생산하고 있는 부생 수소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블루 수소 16만 톤을 생산하고, 2030년에는 그린 수소 밸류 체인을 완성해 그린 수소 44만 톤과 블루 수소 16만 톤을 합쳐 총 60만 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수소 활용 사업도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2024년부터 울산 지역 연료 전지 발전소 운영을 시작하고, 2025년에는 액체 수소 충전소 50곳을 구축해 점진적으로 2030년까지 복합 충전소를 2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국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롯데케미칼은 보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은 사업장에 수소 터빈 발전기 및 연료 전지 발전소를 도입해 저탄소 전력으로 환경 친화 공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사업 기술 발전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수소 저장용 고압 탱크를 개발해 2025년까지 10만 개의 수소 탱크를 양산하고, 2030년에는 이를 50만 개로 확대해 수소 상용차 및 승용차에 적용하는 것이 롯데케미칼의 목표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들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탄소 중립을 실행하는 동시에, 그린 수소 생산 및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사업 대표는 “롯데케미칼은 선제 투자의 관점에서 (수소 사업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초기에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자 한다”라며 “그린 수소 시대가 도래하면 그린 수소를 이미 구축된 공급망에 투입, 관련 수요자들이 탄소 걱정 없이 친환경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각 활용 부문들에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는 “롯데케미칼이 주도하는 그린 순환 생태계가 우리의 친환경적이고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라 덧붙였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수소 경제에 대비해 에어리퀴드코리아·삼성엔지니어링·SK가스 등과도 협력을 타진하는 중이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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