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전망' 한화솔루션, 친환경 첨병 태양광 사업 '적자 늪'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3 14:43 수정일 2021-07-13 14:46 발행일 2021-07-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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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영업 이익 추이 (사진제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이 올해 2분기 2700억~28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상측되는 가운데, 태양광 사업 부문(한화큐셀)의 적자가 ‘옥의 티’로 지목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한화 그룹의 그린 사업 첨병으로 나섰으나, 2분기 호실적의 공은 굴뚝 사업인 석유 화학 부문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올해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달부터 발표돼 온 증권사 컨센서스 4개를 종합한 결과, 한화큐셀의 2021년 2분기 영업 손실은 110억~180억원대일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한화큐셀은 지난해 4분기에 24억 원, 올 1분기에는 149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전반적으로 유리·은·웨이퍼 등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 상승의 영향이 컸던 데다, 1분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제품 출하량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셀의 주요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초강세가 큰 부담으로 꼽힌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1kg당 27달러 대로 약 1년 전에 비해 4배 넘게 치솟았다. 이는 공급 부족이 야기한 현상이다. 현재 미국은 노동자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중국 신장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신장은 세계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지로, 글로벌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45% 가량을 공급한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도 신장산 폴리실리콘 수입 제한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 시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화큐셀 측은 신장발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폴리실리콘을 구매하는 업체가 아니라, 폴리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웨이퍼를 공급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양광 발전소 매각으로 영업익이 이미 약 200억~300억원 반영됐으나, 관련 부문의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며 “태양광 모듈·셀 사업의 적자 규모에 대한 경계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태양광 사업의 수익성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한화큐셀의 중장기 성장성에 힘을 싣는 분석도 적지 않다. 태양광 사업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2분기를 한화큐셀의 저점 통과 시점으로 보는 것이다.

세계적인 신·재생 에너지 확대 흐름에 따라 주요 태양광 시장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친환경 기조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폴란드 등이 GW(기가와트)급 태양광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태양광 수요가 전체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25%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바,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태양광 시장 역시 ‘그린 뉴딜’ 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11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한국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량은 4.1GW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한화큐셀은 발전 자산 매각 시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5월에 개최했던 2021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발전 사업 두세 개를 올해 2분기나 3분기 안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각 사업 규모는 최대 1GW로 예상되며, 수백억원 단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큐셀의 신사업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화큐셀은 차세대 태양광 셀 ‘페로브스카이트-탠덤’에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용 태양광 고객 대상의 통합 에너지 솔루션 제공,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 에너지 발전소(VPP) 및 전력 공급·판매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그러나 차세대 태양광 모듈 기술 및 발전소 개발 사업 등에 따른 대규모 자금 소요는 피할 수 없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한화큐셀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사업과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 등은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매출 및 수익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민규 기자 mi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