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 NB라텍스 공장 가동…3각 생산으로 ‘12兆 시장’ 정조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2 16:22 수정일 2021-07-12 16:41 발행일 2021-07-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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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만톤 이상의 생산 능력 확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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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의 NB 라텍스 제품 (사진 제공=LG화학)

LG화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고성장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위생·의료 장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NB 라텍스 생산 체제를 강화한다.

LG화학은 중국 닝보시에 신설한 용싱 법인이 최근 NB 라텍스 생산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와 말레이시아, 중국을 잇는 글로벌 NB 라텍스 3각 생산 체제의 완성을 목전에 두게 된 셈이다. 특히 세계 양대 NB 라텍스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모두에 생산 거점을 둔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NB 라텍스는 부타디엔을 주 원료로 하는 합성 고무 소재로,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다. 니트릴 장갑은 강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난 라텍스 장갑으로, 기존의 천연 고무 장갑을 대체해 산업·의료·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위생 장갑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NB 라텍스 업계도 역대 최대 수준의 호황을 맞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화학도 NB 라텍스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우선 LG화학은 현재 연간 17만톤 규모인 전남 여수 공장 NB 라텍스 생산 능력을 11만톤 증설해 총 28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이미 지난해에 증설에 돌입했으며, 내년 상반기 안에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중국 NB 라텍스 생산 능력도 연간 21만톤 규모로 증대한다. 이날 LG화학이 가동에 들어갔다고 알린 용싱 법인은 현재 10만톤 규모의 NB 라텍스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LG화학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니트릴 장갑 수요에 대비해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용싱 법인의 NB 라텍스 생산 능력을 추가적으로 11만톤 확보할 방침이다.

또 LG화학은 말레이시아 펭게랑에서도 연산 24만톤 규모의 NB 라텍스 공장을 짓고 있다. 2023년 상반기 내 상업 가동이 목표다. 해당 공장은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 화학 기업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CG)과의 합작 법인으로, LG화학이 51%의 경영권 지분을 갖는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세계 니트릴 장갑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LG화학 내부의 기대가 큰 분위기이다. 말레이시아 생산 법인 설립을 통해 고객과의 협업과 제품 공급 등 전반적인 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으로 LG화학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온 니트릴 장갑은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에도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위생 의식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고무 장갑 제조 연합회(MARGMA)에 따르면 세계 니트릴 장갑 수요는 연 평균 19%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 가 2024년에는 4109억 장, 약 12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NB 라텍스 수요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LG화학은 NB 라텍스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외 추가 증설 투자를 검토해 연간 100만톤 이상의 NB 라텍스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07년 독자적인 기술로 NB 라텍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 이듬해에 여수 공장에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NB 라텍스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국내외 신시장을 발굴하는 한편, 제품 물성·착용감·품질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최근에 국내 친환경 용기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함께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너보틀의 화장품 용기에 적용되는 실리콘 파우치를 LG화학의 NB 라텍스로 대체하는 공동 연구 개발(JDA) 계약을 맺기도 했다. NB 라텍스는 실리콘 파우치보다 탄성이 좋은 데다 산소 차단율도 5배 이상 높다. 즉 적은 양으로도 실리콘 파우치와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므로 화장품 용기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노국래 LG화학 석유 화학 사업 본부장은 “주요 (NB 라텍스) 거점별 생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신시장을 발굴해 위생 용품 분야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NBL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