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K-배터리 美 진출 합류하나…스텔란티스 동맹설 솔솔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11 14:44 수정일 2022-05-11 23:08 발행일 2021-07-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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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확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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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셀(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배터리 셀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현지 시간) 삼성SDI가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아마존과 포드,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인용한 취재원의 언급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향 배터리 생산에 3조원 이상, 리비안향 배터리 제조에 최소 1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다만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이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투자로 구축될지, 또는 독자적으로 지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에 열렸던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 배터리 2021’에서 “미국 (배터리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히면서, 미 배터리 공장 설립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미국 내 생산 기지가 없는 곳은 삼성SDI 뿐이다. 삼성SDI가 최근 미 배터리 공장 건설을 타진하게 된 것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부터 발효된 USMCA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체 자동차 부품 및 소재의 75% 이상을 미국에서 조달해야 관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역시 잇따라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한 참이다.

이러한 가운데 스텔란티스가 삼성SDI의 미국 진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세계 4위 자동차 업체로 꼽히는 스텔란티스는 미국-이탈리아 합작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그룹과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이 합병한 기업으로, 램·오펠·지프·푸조·피아트 등 14개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같은 날 스텔란티스는 ‘2021년 전기 차의 날’을 개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 및 양산에 300억유로(약 40조86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4년 뒤까지 총 13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2030년까지 260GWh(유럽 170GWh, 미국 90GWh)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미 및 유럽 지역에 5개 이상의 배터리 ‘기가 팩토리’를 구축하는 한편,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도 이어 간다는 구상이다. 스텔란티스의 미국 기가 팩토리 파트너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데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BYD·CATL 등도 거론되지만, 배터리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SDI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 전기차 모델 ‘500e’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잡고 있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배터리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로 미국 진출이나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등과 관련해 확정된 바는 하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삼성SDI는 국내를 비롯해 중국과 헝가리에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기지를 두고 있으며 독일 폭스바겐과 BMW, 미국 포드, 스웨덴 볼보 등에 전기 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