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국내 배터리 사업에 15조원 쏟아붓는다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7-08 17:23 수정일 2021-07-08 17:23 발행일 2021-07-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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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배터리 기술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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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정부가 8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오창 2공장 부지에서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LG엔솔도 국내 배터리 사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LG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배터리 사업에 15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을 세계 배터리 기술 및 인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김종현 LG엔솔 사장은 이날 열린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 대회에서 회사가 세계 배터리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국내 투자 전략을 포함, 3대 핵심 과제를 밝혔다.

김종현 사장은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처럼 LG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리튬 이온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현대차와 협력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자동차에 적용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LG엔솔의 배터리 관련) 보유 특허 수는 2만4000여 건으로 세계 1위이며 (이외에도) 전기 자동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생산 능력 세계 1위 등의 기록을 세우며 (배터리) 기술력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가 이미 180조원을 돌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엔솔은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톱티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연구 개발(R&D) 및 생산 기술 삼각 허브 구축 △LG IBT 설립을 통한 배터리 전문 인력 육성 △소부장 업체 협력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 등 3대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LG엔솔과 LG화학은 향후 10년 동안 R&D 분야 (투자 재원) 9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 8000여 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LG엔솔의 이번 투자는 한국을 배터리 R&D 및 생산 기술의 메카로 육성하는 한편, 배터리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하는 데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LG엔솔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해 배터리 생산 기술 확보 및 생산 라인 증설 등에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더불어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첨단 소재 기술 개발 및 양극재 생산 능력 확대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양 사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15조를 상회하는 셈이다.

“대한민국을 글로벌 배터리 기술 허브로” R&D·생산 기술 ‘삼각 허브’의 그림LG엔솔은 한국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을 선도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오창과 대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터리 R&D 및 생산 기술 삼각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먼저 LG엔솔은 오창 2공장을 스마트 팩토리의 전초 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2023년까지 약 37만7000㎡ 규모 부지에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파일럿 설비를 비롯해 신규 스마트 공장 설비를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여기에서 축적할 공정 기술을 해외 생산 기지에도 전파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언급했다.

앞서 2009년 전기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오창 1공장은 현재 연간 17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캐파(생산 설비 용량)을 갖추고 있다. 오창 1공장 인력은 현재 약 6700명으로, 자동차 전지·에너지 저장 장치(ESS) 전지·소형 전지 등 다양한 배터리 제품을 생산한다. 오창 1공장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글로벌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이와 함께 40년이 넘는 역사의 LG엔솔 대전 R&D 캠퍼스는 고용량 사원계 양극재와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 같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및 미래형 공정 혁신으로 배터리 제품 차별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LG엔솔은 대전에 2023년 말까지 연구동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마곡·과천 등 수도권 연구소는 리튬황·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R&D에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산실과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으로서 스타트업과 협업을 도모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LG엔솔은 배터리 R&D 및 생산 기술 삼각 허브를 유기적으로 운영해 특허 등 IP(지식재산권) 확보를 늘리고, 해외 생산 거점에도 핵심 기술을 전파할 것”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배터리 업체로 자리매김해 한국이 최고의 (배터리) 기술 강국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LG엔솔은 차세대 배터리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오창 2공장에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를 설립하기로 했다. 세계 배터리 업체들 가운데 전문 인력 교육 기관을 신설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LG IBT는 오창 2공장 내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이르는 연 면적 19,50㎡ 규모로 지어질 전망이다.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오는 11월 착공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LG엔솔은 이달부터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IBT 파일럿 과정을 시작하기도 했다.

소부장 육성해 배터리 밸류 체인 강화LG엔솔은 배터리 밸류 체인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다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의 협력에도 힘줄 방침이다. 공동 개발 및 품질 개선 활동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 수출 확대까지 타진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년간 국내 소부장 업체들과의 협업을 이어 왔으며, 이를 통해 최근 3년 동안 국산화 비율을 소재 43%, 부품 72%, 장비 87%까지 확대한 바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부터 협력사 교육 프로그램인 ‘동반 성장 아카데미’도 운영해 왔으며, 향후 품질 부문 신규 과정을 개설하는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현재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전례 없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의 오늘날은 미래 먹거리 주도권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현재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K-배터리가 세계 최고의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및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