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깨진 유리창 법칙’의 오류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4-20 14:39 수정일 2021-04-30 09:27 발행일 2021-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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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이론’은 인간의 본성을 파괴적이고 집단지향적이라고 보는 데서 시작했다. 제임스 Q. 윌슨이 1982년에 제시한 이래로 수 많은 저명인들은 ‘가장 오류가 없는 보편적 범죄이론’이라고 받아들였다.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에 빠지지 않고 소개하며 이를 ‘범죄의 전염병 이론’이라고 불렀다.

이 이론을 현실에 접목한 것은 뉴욕 경찰이었다. 윌슨 신봉자인 교통경찰국 책임자 브래튼은 ‘범죄자에겐 그에 걸 맞는 철권통치만이 어울린다’며 강압적인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단순한 무임승차자들을 비롯해 사소한 법규 위반자들까지 모두 체포해 범죄의 싹을 자르려 했다. 덕분에 살인사건이나 노상강도 사건 등은 60% 이상 줄어들며 큰 효과를 보았다.

하지만 부작용이 일어났다. 실적이 곧 승진이었기에 무리한 체포와 구금, 심지어 경찰관들이 실적을 조작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뉴욕 시민들은 모두 잠재적 용의자가 되었고 인종차별은 기승을 부렸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뉴욕 경찰은 죄수들을 인간으로 교화시키는 데 탁월한 성과를 내는 노르웨이 교정 정책을 벤치마킹했고, 그들의 결론은 ‘깨진 유리창 전략의 오류’였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