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패권 기싸움…테슬라 가격 인하에 현대차도 내릴까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21-02-17 13:48 수정일 2021-06-02 16:38 발행일 2021-02-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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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테슬라의 중형 SUV 전기차 ‘모델Y’. (출처=테슬라코리아)

국내 진출 이후 가격 인상만 고집했던 미국 테슬라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맞춰 차량 가격을 낮추자, 경쟁 차종인 ‘아아오닉5’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달 23일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첫 탑재한 아이오닉5가 월드 프리미어 온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된다. 아이오닉5는 3월 유럽에 먼저 출시한 뒤, 이르면 4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아이오닉5가 5000만원대에서 6000만원 중·후반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한 테슬라가 가격을 예상보다 낮춘 것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올해부터 판매가 6000만원 이하 전기차에만 보조금 100%를 지급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가격을 5999만원으로 책정했다. 롱레인지는 6999만원, 퍼포먼스는 7999만원이다. 이는 보조금을 전액 받지 못한다면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모델3’ 연식 변경 모델의 가격을 낮췄다. 600만원 이하였던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으로 지난해와 가격이 같지만, 롱레인지의 경우 647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가격을 낮춰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티저 이미지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아이오닉 5’ 티저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이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업체 1위 타이틀을 고수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현대차 역시 가격 책정을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 역시 트림별 가격을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6000만원 미만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선택 사양을 다양화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여부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격 책정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연초부터 시작된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따라 향후 출시를 앞둔 기아 ‘CW’, 제네시스 ‘JW’, 벤츠 ‘EQA’ 등 신형 전기차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