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심장박동기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1-02-07 14:56 수정일 2021-04-30 09:53 발행일 2021-02-08 19면
인쇄아이콘

미국의 전기 기사이자 발명가였던 윌슨 그레이트배치(Wilson Greatbatch)는 그 이름 만큼이나 위대한 발명품을 인류에 선사해 주었다. 그는 무게가 몇 십 그램에 불과한 소형 발진기를 연구하고 있었다. 발진기란 심장의 박동을 빠짐 없이 기록하는 장치다. 심장 박동 기록은 심장 질환이나 불규칙한 부정맥을 진단하는데 필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발진기 대신 전기저항기를 설치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러자 환자의 몸에 부착된 기록기가 심장박동 대신 몇 초 단위로 작은 전하를 방출하는 것이 아닌가. 환자는 거의 느끼지 못했지만 저항기가 전기신호를 방출할 때마다 심장이 뛰는 놀라운 결과가 발견된 것이다.

당시에도 심장박동기가 있기는 했지만 무게가 많이 나갔고 자주 건전지를 바꿔주어야 할 정도로 전력 소비가 많았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큰 고통을 호소했다. 그레이트배치의 실수 덕분에 더 가볍고 더 쉽게, 환자는 느끼지도 못하는 정도로 사람의 몸에 삽입할 수 있는 발진기가 만들어 진 것이다. 미국 전문엔지니어협회는 심장박동기를 ‘20세기 공학의 10대 업적’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