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Talk] '정인이 사건'에 들끓는 분노… "아동학대 엄벌" 확산
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입양아동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스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양아동 사후 관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은 생후 16개월만에 숨진 정인 양 사망사건을 다뤘다. 생후 7개월께 입양된 정인 양은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입양 271일만인 지난해 10월 하늘의 별이 됐다. 사망 전 정인 양은 양쪽 팔, 쇄골, 다리 골절 상태였고 췌장도 완전히 절단됐다. 이미 사망 전 아동학대 의심신고만 3차례에 달했지만 양부모의 적극적인 부인과 경찰의 소홀한 대응으로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정인 양을 애도하고 양부모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는 세계적인 스타 방탄소년단 지민을 비롯해 류현진-배지현, 심진화-김원효 부부, 황인영, 김준희, 서효림, 배우 한혜진, 가수 엄정화 등 연예인들이 동참하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자녀를 입양한 연예인들도 이번 사태에 가슴 아파했다. 두 딸을 입양한 배우 신애라는 SNS에 “많은 사람이 쉽게 부모가 된다. 하지만 그 중에 부모의 자격이 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크고 작은 정인이가 울고 있을 것”이라고 가슴 아파했다.
딸을 입양한 배우 진태현은 “입양이라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이름으로 우리에게 와준 선물인데 그렇게 소중한 입양인데 며칠 계속 무너진다”며 “정인아 삼촌이 너무 미안하다. 아무 것도 알고 있지 못했어. 나중에 만나면 꼭 삼촌 조카해 줘”라고 적었다. 진태현의 아내인 배우 박시은도 “한 아이를 입양한다는 건 끝없는 나의 희생과 사랑과 관심과 노력을 너에게 주겠다는 책임감 있는 무언의 약속이 아닐까. 아이를 품고 낳아본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니 정말 할 말이 없다. 정인아 두려움도 공포도 아픔도 없는 그 곳에서 이젠 정말 편히 쉬렴”이라고 애도했다.
한류스타 이영애는 지난 5일 쌍둥이자녀, 남편과 함께 정인양의 묘소인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에 앞서 이영애는 4일 서울 아산병원에 소아 환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진을 위해 1억원을 기탁했다. 이영애는 병원을 통해 “정인이처럼 사회의 무관심 속에 신음하고 방치되거나 아픈 어린이를 위해 기부금이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본인들의 안전은 뒤로한 채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후원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인이의 양부가 재직했던 CBS는 5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양부 안모씨를 해고하기로 의결했다. 해고는 최고수위 징계다. 안씨는 CBS 방송경영직군에 종사했지만 정인이가 숨진 지난해 10월 직무 배제 조치 뒤 대기발령 상태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입양의 모든 절차에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원칙(입양특례법 4조)이 철저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4일 정인이 사건 경위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