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타고 노숙인 무료 급식소 찾은 모녀…"공짜밥 주는곳 아니냐"

김세희 기자
입력일 2020-12-14 15:06 수정일 2020-12-14 15:06 발행일 2020-12-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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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고가의 외제차 브랜드 차량을 몰고 와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을 받아가려고 한 모녀의 사연이 폭로됐다.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Vincenzo Bordo) 신부는 12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늘은 아주 괴로운 날이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김 신부는 벤츠에서 내린 모녀가 노숙인들 사이에 끼어 도시락을 받아가려고 해 “어떻게 오셨어요?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도 있으시기 때문에 여기 오시면 안됩니다. 도시락이 모자랍니다”라고 말했지만 모녀는 “여기 공짜밥 주는 곳 아니냐”며 도리어 짜증을 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의 저지에 모녀는 도시락을 포기하고 돌아갔지만 김 신부는 “이분들의 행동과 말에 기분이 매우 나빴다”며 “이분들의 행동을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고, 이분들의 말을 우리 친구들을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어이없는 사람들 많네”, “벤츠 팔면 오랫동안 먹고 살 수 있을텐데”, “뻔뻔한 사람들”, “노숙인들에게 돌아가는 것 조차 빼앗으려고는 놀부 심보”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하종 신부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990년 처음 한국에 온 뒤 노숙인, 가출 청소년, 불우 이웃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꾸준히 앞장서고 있으며, 2015년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인이 됐다.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