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습명(襲明)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10-11 14:41 수정일 2021-04-30 13:30 발행일 2020-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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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명(襲明)’은 중국 초나라 때 사상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이다. 

도덕경에서는 ‘안다’는 것을 두 가지로 나눈다. 남을 아는 것은 ‘지(知)’라고 했고,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을 ‘명(明)’이라고 했다. 즉, 명(明)이란 음과 양 모두를 보는 ‘혜안’과 깨달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분법적, 대립적 의식구조에서 벗어나 총체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노자는 특히 이 자연스러운 깨달음, 직관적으로 사물의 본질을 깨우치는 것을 ‘습명’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습(襲)은 ‘엄습할 습’자다. ‘어떤 무위(無爲)의 깨달음이 부지불식간에 다가온다’는 뜻이다. 

습명을 설명하면서 노자는 ‘잘 걷는 사람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善行無轍迹)’는 말을 남겼다. 성인은 언제나 사람이나 물건을 잘 구하고, 아무 것도 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매사에 편을 가르고 고르고 따지고 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 사고와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권했다. 그리하면 고르고 따지고 버릴 것이 없어진다는 깨달음을 전한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