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최종 관문 진입…美대선 판세 변수될까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0-07-28 12:00 수정일 2020-07-28 17:07 발행일 2020-07-29 16면
인쇄아이콘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위치한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를 방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백신 생산시설 둘러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AP=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전략 카드 하나가 날아갔다. 미덥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걸어봤던 북미 비핵화 협상 카드는 물 건너간 모양새다. 이제 ‘졸린 조’라고 비웃었던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는 대선 판세를 뒤집을 회심의 카드는 백신 뿐이다. 다행스러운 건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들이 최종문턱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공장으로 달려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제약사 화이자가 이날 각각 3만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에서 유효성이 확인되면 양사는 이르면 10월 규제당국에 승인을 거쳐, 연내 백신을 대량 공급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만일 임상이 성공한다면 이르면 10월 규제당국의 승인을 구하고 연말까지 5천만명분의 백신을 각 2회 투약할 수 있는 총 1억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내년말까지는 13억회 투여분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의 스테판 반슬 최고경영자(CEO)도 “내년부터 연 5억회에서 최대 10억회 분량까지 백신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 백신후보들의 3상 임상시험은 백신의 안정성과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각 3만명씩 대규모로 진행하게 된다.

미국의 전염병분야 최고 관리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모더나의 이전 임상시험 결과들을 살펴본 후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특별히 염려하는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27일 백신 임상시험에 대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개발 지원책인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로 몇몇 백신 후보군의 자금을 대주고 있다. 모더나는 10억달러(약 1조1924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화이자의 백신 효능이 입증되면 20억달러를 들여 5천만명 분의 백신을 사들이기로 했다.

현재 150개 이상의 백신 후보군이 각 단계의 개발 절차를 거치고 있다. 12개의 후보군은 이미 임상시험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메시지’에 주력하면서 백신 개발 성공으로 대선 판세를 뒤집겠다는 포석이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 후지필름 공장의 백신 생산시설을 찾았다. 이 공장은 제약회사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의 1차 생산에 들어간 곳으로, 이들 백신은 올가을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평소 ‘노마스크’를 고수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백신 제조시설을 극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미 보건복지부(HHS)와 후지필름 텍사스 A&M 이노베이션센터가 2억65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방금 맺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백신 후보군에 관해 “매우 긍정적인 얘기를 들었다”며 “연말까지 우리는 아주 좋은 상태에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주지사들은 열지 않은 주(州)를 열어야 한다”며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AP통신은 “많은 백악관 관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대선 판세를 반전시킬)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