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추경’ 졸속 처리되나…與 “속도 생명” vs 野 “2주 늦추자”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6-30 15:49 수정일 2020-06-30 15:54 발행일 2020-07-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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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통합당 불참 속 3차 추경 심사
예결위, 통합당 불참 속 3차 추경 심사(연합)

35조 3000억원 규모의 ‘슈퍼추경’이 졸속 처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달 3일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공언했지만, 추경안 심사 기간이 3일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30일 3차 추경예비심사를 마무리했다. 기획재정위원회 등 16개 상임위는 전날부터 오전까지 이틀에 걸쳐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부처별 3차 추경안을 의결해 예산결산특위로 넘겼다. 상임위 단계에서 모두 3조1031억5000만원이 증액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안보다 2조3100억9200만원을 증액해 의결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에서 2조2800억원이 늘었다.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대학을 간접지원하기 위해 교육위원회는 올해 본예산에 들어 있다가 감액된 대학혁신 지원사업 예산 767억원을 되살렸다. 별도 유형 사업으로 1951억원을 신규 증액해 모두 3880억8000만원을 증액하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다만 35조3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심사 과정에서 대부분 상임위에서 1~2시간 안에 회의가 마무리 되면서 추경 심사가 형식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은 3차 추경안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인 내달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추경이 적재적소에 지급되기 위해서는 속도가 생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밤을 새더라도 6월 임시국회 내 추경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 3차 추경안이 제출된 이후 한 달 동안 상임위별 간담회, 당정협의로 추경 심사를 꼼꼼히 준비했다”며 “책임여당으로서 일하는 국회로 국민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 추경은 일자리를 지키고 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 예산”이라며 “민주당은 추경심사를 포기한 야당 몫까지 다해서 제대로 심사하고 추경을 적재적소에 배정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7월 임시국회를 열겠다”며 통합당을 향해 “일하는 국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하루 빨리 국회로 복귀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를 두고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난 뒤 7월 임시국회가 다시 바로 소집되는 만큼 2주 정도의 예산심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3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 심사를 사흘 만에 마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나. 대통령이 35조원 하라면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국회인가”라며 “추경 중에는 본예산으로 편성, 해야 하는 것도 있고 수십만명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만들기 위한 사업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와 관련해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3차 추경안을 5∼6개월 버티기에 불과한 단기 노무 일자리가 다수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3차 추경의 핵심 일자리 사업은 단연 ‘DB 알바’”라며“ 12개 세부 사업에 602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부처별 문서 자료를 이제 와서 디지털화하겠다는 불요불급한 사업이 대다수”라고 비판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