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떼] 北, 남한 향해 "나 좀 봐 달라"는 메시지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6-27 08:48 수정일 2020-06-27 08:48 발행일 2020-06-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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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처럼 파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
전쟁터처럼 파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연합)

지난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정치권이 시끌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확성기를 철거, 군사 행동 보류 등 강경 공세를 멈추는 등 한 주가 혼란스럽게 지나갔다.

북한의 의도인지, 우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는 6·25 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에서는 당혹스럽기도 했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큰 동요 없이 6·25 전쟁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여야 전직 라떼 의원들의 해석은 모두 북한의 국내 사정이 어렵다보니 “나를 좀 봐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행동에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 북한의 행동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행동 보다는 어떤 요구가 담겨 있는지 잘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북한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절박한 구조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래서 대남, 대미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김정은이 때가 되면 다시 나타나기 위해 레드라인을 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통합당 측 홍일표 전 의원도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북한 국내 사정이 어렵다보니 미국의 제재를 조금이라도 해제 해보려고 남쪽을 흔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홍 전 의원은 “북한이 그동안 평화 회담에 심술부리듯 한번 씩 흐뜨러 트린 것은 남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관심을 표하기 위한 것의 일환으로 생각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여당은 판문점 비준과 종전선언을 추진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하는 반면, 야당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북한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판문점 비준과 종전선언을 다시 추진할 상황이 된 것”이라며 “북한의 사정이 절박하다보니 자기들과 했던 약속을 분명히 이행하라는 의지를 다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홍 전 의원은 “현재로서는 군사행동을 보류한 것이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사과나, 남북관계가 폭파이전 상태로 돌아가자는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서는 판문점 선언은 일방적 군사무장 해제한 격이다. 목적과 수단을 우선 분명하게 하고 남북 대화를 하는 등 북한이 우호적인 태도로 나온 뒤에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