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뒤통수 맞은 거대 여당, 외교·통일·안보 수장에 화풀이

표진수 기자
입력일 2020-06-18 15:47 수정일 2020-06-18 16:18 발행일 2020-06-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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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서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서 발언하는 이해찬 대표(연합)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에 뒤통수를 맞자 외교·통일·안보 등 주무 부처 수장들에게 대북 정책에 대한 공개 질타를 했다. 그러면서 추가 도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대북 전단과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련 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문재인)대통령의 의지를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 하고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남북이 대립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관계 부처가 투철한 사명감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관계 부처가 협력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북측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최근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예고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을 향해 정 장관이 직접 경고를 보낸 것이다.

정 장관은 오전에 열린 ‘6·25 참전국 대사 초청행사’에서 “만에 하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한다면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군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안정적 상황관리로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범여권인 정의당에서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을 전면쇄신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 안보라인의 전면적 쇄신을 주문한다”면서 “쇄신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의에 그쳐선 될 일이 아니다”라며 “북미 관계 개선에만 기대다 오늘의 파국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에 외교 안보라인을 쇄신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시화 했어야 한다”며 “청와대와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관계 채널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준비와 더불어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주변 국가인 미국과 중국,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서로 비난하고 대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남는 것은 한반도 긴장과 남북 양측의 불안과 불신뿐”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길”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도 “외교부는 최대의 외교 전략으로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대북공조를 강화하고, 통일부는 현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대책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안일함”이라며 “한번의 판단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vyv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