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창사 이래 최악'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손 1조7752억원…화학사업도 적자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20-05-06 10:11 수정일 2020-05-06 10:15 발행일 2020-05-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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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유가 급락으로 인한 대규모 재고 손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약세의 영향으로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6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1조1630억원과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는 5.3%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1033억원, 직전 분기 대비 1조8977억원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

이번 실적 악화는 SK이노베이션의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에서의 적자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시장상황 악화 속에서 코로나19 영향과 국제유가 급락 등 ‘3중고’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관련 손실 규모가 9418억원을 기록했으며,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도 발생했다. 매출 또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물량 감소로 8조331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7년 2분기(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으로 2720억원의 영업외손실까지 발생하면서 세전손실은 2조472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들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페루 88, 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며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작년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04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거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