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임금체불,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 배우들도 모르게 8일 조기 폐막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0-03-09 22:09 수정일 2020-06-07 11:05 발행일 2020-03-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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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사진제공=메이커스프러덕션)

4월 19일까지로 계획됐던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이 8일 돌연 조기 폐막한 사실이 알려졌다. 8일 제작사 메이커스프러덕션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우, 스태프, 관객 등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알렸다.

하지만 8일 공연 후 팬들을 만난 안재욱은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라며 “갑자기 결정됐다”고 알리며 투자 문제를 언급했다. 하물며 8일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홈즈 역의 안재욱을 제외한 배우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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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사진제공=메이커스프러덕션)

안재욱에 따르면 자신을 빼고는 배우들 누구도 모르는 상태였으며 투자자 대부분이 빠져버린 상태에서 임금지불도, 신규 투자도 어려워졌다.

공연계 임금체불은 기형적인 제작시스템에서 기인한다. 극이 흥행을 하든 그렇지 않든 투자원금 상환이 필수이며 손익분기점을 넘긴 후의 수익도 배분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말 뿐인 ‘투자방식’으로 흥행부진, 투자 취소 등은 고스란히 빚으로 축적되고 배우, 스태프 등에 대한 임금체불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공연을 올려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최근의 ‘위윌락유’ ‘영웅본색’을 비롯해 ‘록키’ ‘두도시 이야기’ ‘완득이’ 등 공연계 임금체불, 공연 취소·중단 등의 흑역사는 꽤 길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출연료, 선불돼야만 하는 억대의 대극장 대관료, 원금보장을 기본으로 하는 투자방식 등으로 인해 공연계 임금체불은 오랜 고질병이 돼버렸다.

뮤지컬 ‘셜록 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두 번째 시즌으로 2014년 부제 ‘블러디 게임’으로 초연됐다. 미제사건으로 남은 ‘잭 더 리퍼’를 모티프로 자취를 감춘 연쇄살인마 잭을 불러내기 위해 심리전을 시작하는 셜록 홈즈(송용진·김준현·안재욱,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과 제인 왓슨(이영미·여은·최우리) 그리고 런던 경시청 클라이브 형사(산들·이지훈·켄) 등이 풀어가는 범죄 수사물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에드거 앨런 포’ ‘아이언마스크’ ‘드라큘라’ ‘메피스토’ 등의 노우성 연출, ‘마리 퀴리’ ‘곤 투모로우’ ‘서울의 달’ 등의 최종윤 작곡가 등이 함께 한 작품으로 2011년 ‘앤더슨가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초연되면서 뮤지컬 최초로 시즌제를 도입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