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김용섭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0-01-26 07:00 수정일 2020-05-29 11:21 발행일 2020-01-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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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저자는 오랜 기간 트랜드 연구를 해 온 트랜드 전문가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은 어느 덧 장년·노년 세대가 되어 버린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부터 X세대, 밀레니얼 세대를 거쳐 최근 Z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에 대한 저자의 오랜 연구와 관찰의 결과물이다. 각 세대별 특징과 시사점을 얘기하는 것 외에 다른 세대들과 풀어야 할 문제들과 스스로 고쳐야 할 의식과 행동의 틀 등에 관해 매우 세밀하게 분석하고 조언한다. 이른바 빅 4 세대 모두가 한번 쯤 읽어보고 스스로를 성찰해볼 기회를 만드는 책이다. 특히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어른들에 있어 이 책은, 그들이 생각하는 ‘말 안 듣고 자기주관만 뚜렷한’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의 빅4 세대들 - 1) 베이비부머 & 뉴 식스티 세대(1955~1964). 780만 명에 이른다. 생존과 경쟁, 소유, 부동산, 집단이 대표 키워드다. 2) X세대 & 영 포티 세대(1969~1979). 870만 명이다. 경쟁과 글로벌, 개인으로 대표된다. 3) 밀레니얼 세대(1984~1999). 1100만 명에 이른다. 공유와 경험, 개인을 중시한다. 4) Z세대(2000~2009). 520만명이다. 디지털과 공유, 탈국가, 동영상을 중요시한다. 기타 사일런트 세대(1954년 이전 출생자)와 알파세대(Z세대 이후 출생자) 등이 있다.

* ‘코호트’의 종말? - 코호트란 특정한 기간, 동일한 시대배경과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를 말한다. 본래 로마 군단의 조직 단위(300~600명)로, 같은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점점 ‘세대’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질 만큼 연령대별 차이 줄면서 코호트의 종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더 이상 나이가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상향을 결정하는 최고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 밀레니얼 세대 - 미국의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쓴 ‘세대; 미국 미래의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용어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태어난 사람들이다. 테크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등으로도 불린다. ‘미(Me) 제너레이션’이라 명명하기도 한다. 베이붐 세대 자녀세대라 에코붐 세대 혹은 에코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 대졸 신입사원 1년내 퇴사율 27.7% - 경총에 따르면 2012년 23.6%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300인 미만 직장까지 하면 32.5%에 이른다. ‘사람인’ 조사에서도 퇴사율이 가장 높은 연차는 1년차 이하로 무려 49%에 이른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첫 직장 평균 근속연수가 15개월이다. 퇴사 이유로는 ‘근로여건 불만족’이 51%로 가장 많다. 기성세대는 끈기 부족을 지적하지만…

* 직장 상사와의 갈등 심각 - 인쿠르트가 직장인 750명 대상으로 ‘꼰대’ 조사를 해 보니, 무려 90%의 직장인이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꼰대 때문에 퇴사하고 싶다는 의견도 88%에 달했다.

* 긱 이코노미 - 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 신입직 구직자 “근무시간 보장이 최우선” - 잡코리아가 2017년 3월 구직자 29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직 구직자들은 근무시간 보장(24.8%)을 첫손으로 꼽았다. 복리후생(20.7%)이나 성장 가능성(18.3%), 연봉 수준(16.6%), 고용보장(10.4%)보다 앞섰다.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반면 경력직은 연봉 수준이 첫 손으로 꼽혔다고 한다.

*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명품 ‘구찌’ - 한 때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가 2015년 마르코 비자리가 CEO로 와,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력을 통찰한 후 기사회생했다. 밀레니얼을 이해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까지 실시했다. 2017년부터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부활했다. 2017년 10월에는 모피 사용 금지를 선언해 주목을 글기도 했다.

* 덤벨 이코노미(Dumbbell Economy) - 2018년 2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에서 ‘덤벨 이코노미가 뜨고 있다’는 기사를 다루면서 관용화되었다. 헬스 등 운동으로 자기관리하는 시장이 만든 경제효과를 의미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글로벌 여행 마케팅사 MMGY글로벌 따르면, 최근에는 호텔을 선택할 때 최우선 순위가 피트니스 클래스라고 응답한 밀레니얼 세대가 50%에 이른다고 한다. 때문에 2004년 63%에 불과했던 미국 호텔이 2016년에는 85%나 피트니스 시설을 갖췄다고 한다. 골프의 최대 대체재가 피트니스가 된 셈이다.

* 운동별 칼로리 소모량 - 몸무게 63kg 남성이 1시간 동안 운동할 때 소모되는 칼로리를 보니, 달리기는 668 kcal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영이 648 kcal, 자전거 타기가 580 kcal. 반면 골프는 캐디와 카트 없다는 전제로도 273 kcal에 불과했다. 캐디 쓰고 카트로 이동하는 경우라면 훨씬 줄어들 듯하다. 같은 시간 운동하면서 칼로리 소모량은 적고 비용은 몇 배나 되니 밀레니얼이 외면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 골프산업의 쇠락 - 2016년 나이키는 의류와 신발 일부만 남기고 골프용품 사업에서 전격 철수했다. 아디다스는 2017년 자사 보유 골프용품사 테일러메이드, 애덤스 골프, 애시워스를 매각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기가 골프 산업 급성장기라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외면, 금융위기 여파 등이 맞물려 급격히 추락했다.

* 밀레니얼이 사랑하는 미술관 ‘대림’ - 2010년대 사진과 디자인이 특화된 대림미술관이 폴 스미스, 카를 라커펠트, 디터 람스, 라이언 맥긴리, 토머스 해더윅, 코코 카피탄 등 2030대 취향을 저격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사진 촬영도 가장 먼저 시작해 인기다. 최근에는 오르세 미술관도 작품에 훼손 안가는 선에서 사진 활영을 허용한다고 한다.

* 국내외 예식장 퇴출 - 밀레니얼 세대들이 결혼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호화 결혼식장 퇴출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최대 웨딩기업 데이비즈 브라이덜이 2018년 파산 보호 신청을 했고, 미국 유명 웨딩드레스 제작업체 앨프리드 안젤로는 2017년에 파산했다. 한국에서도 대규모 예식장들이 잇달라 파산하고 있다.

* 슈프림의 ‘드롭 전략’ - 슈프림은 스트리트 팬션 브랜드다. 특정 상품의 한정판을 매장에서만 판매함으로써,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 서고 노숙케 해 주목을 끈다. 뉴욕 맨하튼의 고급 백화점 체인 바니스 뉴욕도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같은 전략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 공유주택 ‘셰어하우스’ - 각자의 방은 개별 공간으로 독립하되 주방 거실 등을 공용화했다. 초기에는 셰어하우스 우주나 미스터홈즈 같은 스타트업이 주도하다가 이제는 에스원, 롯데자산개발, SK D&D, 코오롱글로벌, KT에스테이트 등 대기업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 여혐과 남협의 온상 ‘일베’와 ‘워마드’ - 소수의 혐오집단이 20대 남성과 여성들에게 혐오라는 자극적 측면으로 본질을 호도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 커지는 남자들의 상실감 - 남녀불평등으로 이득을 보던 남자들이 남녀평등으로 자신의 이득이 줄어든 것을 손실, 즉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군대 가는 것부터, 장학금 수혜 등으로 여성 차별이 사실과 다르다 생각한다. 여성 우대정책까지 속속 나오니 더욱 소외감을 느낀다. 일자리까지 역차별 당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 기숙사도 못짓게 하는 주민들 - 교육부가 4년제 일반대 185개 공시정보를 분석해 2018년 10월 발표한 자료 따르면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평균 21.5%에 불과하다. 서울 내 대학은 17.2%에 그쳤다. 학교 부지에 기숙사 짓겠다는데도 월세 수요 하락 탓에 지역주민들이 반대한다. 성균관대 동대문과 창경궁 인근, 국민대 미아뉴타운, 동덕여대 종암동 부근 등 학교에서 떨어진 곳에 기숙사 짓는 촌극이 연출되었다.

* 기성세대의 탐욕 사례들 - 1) 원롬 가격 하락 이유로 대학 기숙사도 못짓게 하는 지역 주민들. 2) 서울에서 유일하게 소방서없는 금천구에 소방서 지어주겠다는데도 사이렌 소리 등이 시끄럽고 집값 떨어진다고 반대하는 주민들. (결국 2017년 6월에야 결정안 통과됐다) 3) 사회적 이슈에는 진보적인 척 하면서 정작 회사에선 일자리 세습하는 일부 노동조합.

* 미국총기협회도 무릎 꿇린 10대들 - 10대 총기 난사사고가 잇따르자 미국 10대들이 총기 규제를 앞다퉈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 후원금을 받는 정치인들을 공격했다. 협회와 제휴 맺은 카드 항공사 렌터카 등이 속속 지원 중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밀레니얼 세대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 술 담배 멀리하는 10대 - 중고생 흡연율이 2005년 11.8%에서 2017년에는 6.4%로 뚝 떨어졌다. 2013년 9.7%를 기점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음주율도 2005년 27%에서 2013~2017년 16%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들이 Z세대들이다. 스스로를 나약한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 자각하고 있다.

* 영 포티(Young Forty)의 6가지 특징 - 1) 집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취향의 공간이자 라이프스타일의 거점으로 인식한다. 2) 보수나 진보보다 합리와 상식을 우선시한다. 3)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성을 배제한다. 4) 현재의 행복에 충실한다. 5) 형식과 허울. 체면치레를 거부한다. 6) 트랜드에 민감하다.

* 중년 이혼률 증가세 - 우리나라 전체 이혼률은 감소세다. 결혼생활 4년 이내의 경우 1997년 31.0%에서 2017년 22.4%로 감소했다. 5~9년차는 24.3%에서 19.3%로, 10~14년은 19.5%에서 14.0%로 떨어졌다. 하지만 결혼 20년 이상의 이혼률은 9.8%에서 31.2%로 급증했다. 이혼 상담 신청자 중 남성은 60대 이상이 36.3%로 최다라고 한다. 여성도 60대 이상이 23.5%에 이른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남녀 모두 3%를 넘지 못했다.

* 소비 줄여가는 60대 -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60세 이상의 평균소비성향은 2016년 기준 67.2%에 이른다. 미국 104.0%(65세 이상 기준), 일본 88.6%에 비해 4분의 3 수준이다. 40대 75.9%에서 50대 67.9%. 60세 이상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낮다. 줄어든 소득 이상으로 지출을 줄인 탓이다. 국내 60세 이상 가구의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이 18.8%에 불과한 것이 한 원인이다. 부동산에 돈이 묻혀 있으니 지출이 줄 수 밖에 없다.

* 생활비를 직접 해결하는 노인들 - 통계청의 2018 고령자 통계 따르면 생활비를 본인 및 배우자가 부담한다는 비중이 61.8%(2017년 기준)로 2011년 조사 때의 51.6%에 비해 격증했다. 자녀 또는 친척 지원 비중은 39.2%에서 25.7%로 줄었다. 문제는 55~79세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2018년 기준 57만원, 전체 고령자 중 연금 수령자 비중이 45.6%에 불과하다는 점ㅇ다.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 노인 빈곤율 최고 나라 - 2016년 기준으로 한국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43.7%로 OECD 국가 중 독보적 1위다. 평균보다도 2~3배다. 2013년 49.6%에서 2014년 47.7%, 2015년 46.3%로 하락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심각하다.

* 노인 고용률도 최고 - 2018년 고령자 통계 따르면 한국의 70~74세 고용률은 33.1%로 OECD 회원국 평균 15.2%보다 2배 이상이다. 고령지표인 활동연령지수에서 70~74세 고용률 최상위 국가가 15 정도다. 우리는 65~69세 고용률도 45.5%에 이른다. 돈이 없어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 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 - 백발이란 뜻의 그레이와 르네상스의 합성어. 미국을 중심으로 10여년전부터 유행해 이제는 소비 트랜드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노인 모델도 봇물이다. 로레알은 70세가 넘는 영국 여배우 헬렌 미렌을 대표 모델로 세웠다. 셀린은 80대 작가인 조앤 디디온을, 입생로랑은 70대 가수 조니 미첼을 선택했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의 재혼을 위한 결혼정보산업과 베이비부머를 위한 여가용 자동차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 할아버지 할머니날은 없나? - 호주 캐나다 에스토니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멕시코 파키스탄 폴란드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미국 등이 이미 조부모의 날을 제정했다. 2019년 1월 기준 76억 지구 인구 가운데 18%(14억명)이 손주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 황혼육아 스트레스에 병드는 조부모들 -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황혼육아 비율은 2004년 23.6%에서 2016년 63.8%로 매년 급증세다.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 수는 550만 가구로 추정된다. 여성정책연구원이 손자녀 양육하는 조부모 500명 조사해 보니, 73.8%가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 UN의 새로운 나이 분류체계 -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규정한 것은 1964년이다. 당시 인구 기대수명이 50대 초반이었다. 2015년 대한노인회가 70세를 제안했다가 정작 노인들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2019년 2월 대법원에서 육체노동 나이를 기존의 만 60세에서 65세로 판결하면서 복지부도 점진적으로 70세까지 상향 조정하는 안을 제안했다. UN이 노인 기준을 65세로 한 것도 1950년이다. 2015년에 8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자고 파격 제안한 바 있다. 18~65세를 청년, 66~79세를 중년, 80~99세를 노년, 100세 이상을 장수노인으로 보자는 것이다.

* 연금 빨리 받으려 나이 정정하는 노인 늘어 - 요즘 60대는 연금 수령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려 나이를 정정하곤 한다. 연금재정악화를 우려해 미리 받아두자는 의도다. 실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서 사유란에 ‘사회보장 혜택을 받기 위해’라고 적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갈등은 빈부갈등 - 2018년 12월 국민일보 조사에 따르면, 가장 심각한 갈등이 빈부갈등(35.4%)이다. 이어 이념갈등(22.4%), 성 갈등(20.4%)이다. 연령대로는 20대는 성 갈등> 빈부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 50대는 빈부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 성 갈등 순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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