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초연·절정·피날레! 겨울문턱 ‘진수성찬’ …뮤지컬 ‘아이다’ ‘레베카’ 그리고 ‘그림자를 판 사나이’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11-14 07:00 수정일 2019-11-21 10:20 발행일 2019-11-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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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뮤지컬 ‘아이다’(2020년 2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어쩌면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로 무장한 뮤지컬 ‘레베카’(11월 16~2020년 3월 15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그리고 어쩌면 신선한 바람이 될지도 모를 창작초연 ‘그림자를 판 사나이’(11월 16~2020년 2월 2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가 개막한다. 

이들은 각각 디즈니와 엘튼 존·팀 라이스, 알프레드 히치콕과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 콤비,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와 정영·우디 팍·오루피나의 이름을 걸고 관객들을 만난다.

뮤지컬 ‘아이다’는 제작사인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올해를 끝으로 브로드웨이 레플리카 공연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을 마지막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된 후 2010년, 2012~2013년, 2016~2017년에 걸쳐 공연되며 사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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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2016년 공연사진. 라다메스 김우형(왼쪽)과 아이다 윤공주(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윤공주·전나영,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그 누비아를 집어삼킨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정선아·아이비) 그리고 두 여자에게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김우형·최재림)의 로맨스이자 성장담이다.

엘튼 존, 팀 라이스가 꾸린 넘버와 태양신 호루스의 눈, 붉은 빛 누비아,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나일강, 그에 반사된 야자수, 주홍빛 노예선과 초호화 왕궁 등 광활하게 펼쳐진 고대 이집트의 풍광이 판타지를 완성한다.

2016년의 아이다 윤공주, 각각 2010년과 2016년에 암네리스로 합류한 정선아와 아이비, 2010년부터 최다 시즌 참여 라다메스로 등극한 김우형을 비롯해 1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다에 캐스팅된 전나영, 100 대 1의 경쟁률에서 라다메스 역을 거머쥔 최재림이 새로 합류했다. 

영국의 대표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과 그를 바탕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를 모티프로 꾸린 뮤지컬 ‘레베카’는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미하엘 쿤체와 시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꾸린 작품이다.

영국 멘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그 저택의 주인인 막심 드 윈터(류정한·엄기준·신성록·카이)와 실종된 그의 아내 레베카를 둘러싼 서스펜스를 책임지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댄버스 부인(신영숙·옥주현·장은아·알리), 막심과 사랑에 빠진 나(이지혜·민경아·박지연)가 풀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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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부터 5시즌째 댄버스 부인으로 분하고 있는 신영숙. 사진은 뮤지컬 ‘레베카’ 2017년 시즌 공연사진(사진제공=EMK뮤지컬)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레이문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전세계 12개국에서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된 ‘레베카’는 한국에서 2013년 초연돼 올해로 5번째 시즌을 맞는다.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와 로맨스, 킬링 넘버로 무장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로 무장한 다섯 번째 시즌 ‘레베카’에는 초연의 막심 류정한이 다시 돌아왔고 2014년부터 함께 한 엄기준을 비롯해 신성록·카이가 새로운 막심으로 함께 한다.

다섯 시즌 모두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분한 신영숙, 네 번째 댄버스 부인으로 돌아온 옥주현, 2016년부터 함께 하는 장은아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가수 출신의 알리가 힘을 보탠다. 댄버스 부인과 격돌하는 극의 화자인 나에는 2016년의 나 이지혜를 비롯해 ‘엑스칼리버’ ‘웃는 남자’ ‘베어 더 뮤지컬’ 등의 민경아와 ‘맘마미아’ ‘어쩌면 해피엔딩’ ‘시라노’ 등의 박지연이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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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사진제공=알앤디웍스)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독일의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1814년작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극 ‘알앤제이’,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용의자 X의 헌신’ ‘국영의 남쪽’ 등의 정영 작가, 뮤지컬 ‘더데빌’의 우디 박 작곡가, ‘호프’ ‘킹 아더’ ‘록키호러쇼’ 등의 오루피나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 불명의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은 페터 슐레밀의 여정을 따른다.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돼 도시에서 추방된 페터가 정상적인 사회로 편입하기 위해 그림자를 되찾는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인간의 이기와 비인간성을 비판하는 스토리에 그림자를 떼어내는 장면의 무대 구현, 오케스트레이션과 언더 스코어의 웅장함, 강렬한 멜로디로 무장한 넘버 및 음악, 명암으로 표현되며 극명한 대비와 캐릭터의 심리변화 및 성장 과정이 돋보이는 연출 등이 어우러진다.

김찬호·박규원·조형균이 신비한 능력의 그레이맨과 페터 슈레밀의 하인 벤델을 동시에 연기하며 그림자를 팔고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다시 그림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페터 슈레밀 역에는 양지원·장지후·최민우가 트리플캐스팅됐다. 페터가 그림자를 다시 되찾고 싶게 하는 계기가 되는 옛 연인 리나 마이어에는 여은과 전예지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