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낯익은 배우들의 무대 나들이…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 ‘앙상블’, 뮤지컬 ‘사랑했어요’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9-19 07:00 수정일 2019-09-19 18:06 발행일 2019-09-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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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예능 및 쇼 프로그램, 영화 등을 통해 낯익은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과 연극들이 연이어 개막한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다시 무대로 복귀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이다.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9월 21~10월 1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는 사별 후 세 딸,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온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과 날라리 양복쟁이 박동만의 황혼로맨스를 다룬 2인극이다. ‘죽음’을 유쾌하게 다룬 1인극 ‘염쟁이 유씨’, 소박한 가족이야기 ‘당신만이’ 그리고 ‘사랑에 대한 다섯 개의 소묘’ ‘장수상회’ ‘친정엄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의 위성신 작·연출작으로 2003년 초연돼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연되다 5년만에 상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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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늙은 부부이야기’의 정한용‧이화영(왼쪽)과 김명곤‧차유경(사진제공=예술의전당)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밤을 걷는 선비’ 등과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배우이자 연극 ‘아버지’, 창극 ‘춘향전’, 뮤지컬 ‘오필리어’ 등의 작·연출·출연으로 낯익은 김명곤이 차유경과, 현재 방송 중인 KBS2 아침드라마 ‘태양의 계절’에 출연 중인 정한용이 이화영과 짝을 이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자녀 걱정, 노후의 경제문제, 건강 등이 아닌 성(性)과 사랑, 재혼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위성신 작·연출은 “지난 시즌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 ‘늙은 부부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며 “시대가 달라지면서 소소한 변화를 맞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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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했어요’(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

이어 “제2의 청춘이라는 단어 아래 실버세대에게 절실한 것은 사랑”이라며 “첫사랑만큼 절절한 끝사랑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9월 20~10월 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는 드라마 ‘숨바꼭질’ ‘내 남자의 비밀’ ‘황금신부’ ‘인생은 아름다워’ 등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레베카’ ‘마타하리’ ‘헤드윅’ ‘엘리자벳’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으로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송창의 출연작이다.

2017년 ‘레베카’에 이은 1년 6개월여만의 무대 복귀작인 ‘사랑했어요’는 제목 동명의 곡을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당신의 모습’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추억만들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고(故) 김현식의 노래 27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뮤지컬 ‘최후진술’ ‘미아 파밀리아’ ‘해적’ ‘신흥무관학교’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귀환’ 등의 이희준 작가와 뮤지컬 ‘니진스키’ ‘워치’ 등의 정태영 연출, ‘스위니토드’ ‘엑스칼리버’ ‘지킬앤하이드’ ‘베어 더 뮤지컬’ 등의 원미솔 음악감독,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명성황후’ 등의 서병구 안무가 등 어마무시한 창작진들이 의기투합했다.

오직 음악에만 몰두하는 아웃사이더 뮤지션 이준혁과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윤기철,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김은주. 세 사람이 풀어가는 가슴 시린 로맨스를 담고 있다. 이준혁 역의 송창의 뿐 아니라 낯익은 이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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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했어요’ 출연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혁 역의 송창의, 윤기철 역의 이재진, 김은주 역의 신고은‧김보경. 아래 왼쪽부터 이준혁 나윤권, 윤기철 문기온‧이홍기(사진제공=호박덩쿨, 오스텔라)

‘나였으면’ ‘중독’ 등의 가수 나윤권이 이준혁 역에 더블캐스팅됐고 30일 군입대를 앞둔 FT아일랜드의 이홍기와 뒤늦게 합류한 이재진, 르씨엘 소속의 가수 문시온이 기철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은주 역에는 뮤지컬 ‘1446’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잭 더 리퍼’ ‘레베카’ 등의 김보경과 ‘빨래’ ‘그날들’ 등의 신고은이 번갈아 연기한다.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 기념작이자 제162회 정기공연인 연극 ‘앙상블’(9월 19~10월 20일 소극장 산울림)은 영화 ‘도터’ ‘말모이’ ‘허스토리’ ‘신과함께 1, 2’ ‘도둑들’ ‘부산행’ 등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톱스타 유백이’ 등으로 낯익은 예수정이 1년 6개월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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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 예수정(사진제공=극단 산울림)

농촌드라마 ‘전원일기’ 중 김 회장 어머니 역의 고 정애란의 딸이기도 한 예수정은 1979년 ‘고독이란 이름의 여인’으로 데뷔해 한태숙 연출의 ‘엘렉트라’ ‘세일즈맨의 죽음’, 위안부 문제를 다룬 ‘하나코’ 등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연극 ‘앙상블’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와 집을 나간 지 10년만에 돌아온 딸의 이야기다.

이탈리아의 작가 겸 배우 파비오 마라(Fabio Marra)가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가족의 장애’라는 특별한 상황을 지극히 일상적이고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신파나 극도로 과장된 감정선이 아닌 간결한 구어체로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가볍거나 희화하지도 않는다.

뮤지컬 ‘틱틱붐’ ‘유린타운’, 연극 ‘바냐아저씨’ ‘잘자요 엄마’ 등의 심재찬 연출작으로 예수정이 어머니 이자벨라를 연기하고 ‘1945’ ‘맨 끝줄 소년’ 등의 유승락이 지적 장애를 가진 30대의 아들 미켈레, ‘정의의 사람들’ ‘라빠르트망’ 등의 배보람이 10년만에 돌아와 결혼 소식을 알리는 산드라로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을 위해 원작자이자 2017년 파리 공연에서 미켈레를 직접 연기하기도 했던 파비오 마라가 내한해 ‘관객과의 대화’(9월 22일)에 나서기도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