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바이오 향한 불편한 지적질

송영두 기자
입력일 2019-09-09 14:15 수정일 2019-09-09 14:16 발행일 2019-09-1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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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송영두
산업/IT부 송영두 기자

“사실 그 약 효과가 썩 좋은 것도 아니고 문제가 많아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유통 판매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바라본 한 전문가 의견이다.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 필자와 현장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인보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었다. 인보사 효능에 대한 의문 제기와 세포 문제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 초 인보사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인보사 건강보험급여 신청을 한지 3개월만에 자진취소 했다. 자진취소 이유를 취재하던 필자에게 심평원 관계자도 “알고 있는 내용이 많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급여 신청을 자진 취소한 이유를 얘기할 순 없다. 내가 얘기하면 회사에 큰 타격이 생긴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후 취재에서 인보사 자진취소는 전문학회가 인보사 효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침묵했다. 반면 인보사 문제가 터진 후에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인보사는 문제가 있는 약이다’라는 프레임으로 온갖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문제가 명확했음에도 사회와 환자 보다 자신들의 안위와 회사를 더 생각한 것이다.

비단 이 사례 뿐 만이 아니다. 신라젠과 펙사벡을 대하는 전문가 태도 역시 인보사 사태와 다르지 않았다. 사회는 전문가를 통해 그 분야 현상과 상황에 대해 정확한 분석을 전달받길 원하고 언론은 취재라는 과정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전달한다. 먼저 맞는 매가 낫다는 속담처럼 전문가들이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제기하고 공론화 시켜 사회적인 논의와 대책마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투명하고 지속 발전이 가능한 K-바이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송영두 기자 songzi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