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 이상 없지만” … 불투명성 확대

김상우 기자
입력일 2019-08-09 17:16 수정일 2019-08-09 18:31 발행일 2019-08-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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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한국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글로벌 시장은 한국의 신용등급에 큰 이상이 없다고 평가했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AA-·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7년째 같은 수준으로 일본(A2)보다 2단계, 중국(A1)보다 1단계 높다.

앞서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똑같이 평가했다. 다만 피치는 한국이 대외적 악재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장했다.

피치가 예상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0%이다. 오는 2020년 성장률도 기존 2.6%에서 2.3%로 낮게 잡았다. 성장률 하향 견해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 등 대외적 변수 발생이 주효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피치 측은 “일본의 수출심사 진행 여부와 한국 기업들이 수출 금지 소재에 대한 수입선 확보에 따라서 한국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피치는 한국 정부 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7.1%로 보며 재정 안정성 면에서 AA등급에 부합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급속한 고령화에 재정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피치는 우리 정부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재정 확대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GDP 대비 통합 재정수지 흑자는 지난해 1.7%에서 올해 0.1%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 확대 기조가 이어진다면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오는 2023년까지 4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금리 추가 인하(0.25%p)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경제보복 등 대외적 변수는 물론 현 정부 정책에 따른 내수 경기의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지면서 금리 추가 인하라는 인위적 방법을 동원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밖에 현 정부가 북한 포용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최근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것처럼 이를 거부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행동은 장기적으로 한국 신용등급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피치는 하노이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정체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현 정부가 구상하는 남북 경제 교류는 쉽지 않다고 봤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