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200만 관객 돌파 앞둔 뮤지컬 ‘맘마미아’…주문을 외워봐! “믿는다면 ‘꿈’은 이뤄지죠”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7-17 20:00 수정일 2019-07-17 20:13 발행일 2019-07-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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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출신의 4인조 보컬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
최정원·신영숙, 남경주, 성기윤·이현우, 오세준·호산, 김영주·홍지민 등 기존 멤버에 김정민, 류나·이수빈, 박준면·오기쁨 새로 합류
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 도나 역의 최정원(왼쪽)과 신영숙(사진제공=신시컴퍼니)

“산고로 태어난 작품은 자식과도 같아요. 이 작품에서 만큼은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다가오는 걸 느끼죠.”

16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도나 역의 최정원은 뮤지컬 ‘맘마미아!’(9월 14일까지 LG아트센터)를 ‘자식’에 비유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1999년 4월 6일 영국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맘마미아!’는 스웨덴 출신의 4인조 보컬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으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섬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엄마 도나(최정원·신영숙,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딸 소피(루나·이수빈)가 3명의 아빠 후보 샘(남경주·김정민), 빌(오세준·호산), 해리(성기윤·이현우)를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19맘마미아_도나(최정원)_타냐(홍지민)_로지(박준면)
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2004년 한국에서 초연돼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맘마미아!’에 2007년부터 도나로 함께 하고 있는 최정원은 “작품에 사랑을 느끼다 보니 제가 에너지를 주는 게 아니라 상대배우들에게서 받는 느낌”이라며 “좀 다른 도나로 다가갈 수 있어 배우들께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국 초연 15주년을 앞둔 올해 ‘맘마미아’에는 도나 역의 최정원·신영숙과 더불어 샘 역의 남경주, 타냐 역의 김영주·홍지민, 해리 이현우·성기윤, 빌 오세준·호산 등 오랜 시즌에 걸쳐 함께 했던 배우들과 소피 역의 루나·이수빈, 로지 박준면·오기쁨, 샘 김정민 등이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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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엑스칼리버’ ‘엘리자벳’ ‘웃는 남자’ ‘레베카’ 등의 신영숙은 “모든 인물들이 앙상블을 이뤄야 하는 ‘맘마미아!’의 도나는 제가 했던 역할 중 어려운 걸로 손 꼽는다”고 말을 보탰다. 

◇진정성으로 무장한 15주년 ‘맘마미아’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재미보다 극의 진실성에 집중해 재미를 더 살리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오리지널) 연출팀이 와서 불필요한 가지들을 잘라내고 작품을 간결하게 하면서 내용을 잘 드러나게 만들었죠.”

2010년부터 샘으로 함께 하고 있는 남경주는 이번 ‘맘마미아!’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며 “관객분들이 아바의 주옥같은 명곡을 들으며 그에 얽힌 추억을 떠올리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엄마와 딸의 신뢰, 사랑, 희생 등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더불어 샘을 통해 한번 사는 인생인데 마음 속 울림을 쫓아서 살아보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닌가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우리 ‘맘마미아!’가 2019년 다시 공연되는 이유죠.”

남경주의 말에 2011년부터 해리로 ‘맘마미아!’와 함께 한 이현우는 “공연은 생물 같아서 미세한 변화들이 있다”며 “이번에도 영국 팀이 와서 굳이 안해도 되는 것들을 덜어내 담백해졌다”고 말을 보탰다.

2019맘마미아_샘(남경주)_해리(성기윤)_빌(오세준)
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스토리와 드라마 위주로 담아내려는 의도가 있었죠. 처음엔 어색했는데 스토리가 강해지고 집중력이 생긴 것 같아요. 제 아이들이 커가면서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 같아요. 이번 만큼 와닿은 적이 없었죠.” 2016년부터 타냐로 분하고 있는 김영주는 “(영국 오리지널 연출) 폴 게링턴 (Paul Garrington)이 왔을 때 진정성 있는 대사를 원했다”며 “그간 저희도 진정성 있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포도주에 물을 탄 듯한 희석된 연기를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변화 지점을 설명했다.
2019맘마미아_knowing me, knowing you_소피(이수빈)_샘(남경주)
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진한 포도주처럼 대본에 충실한, 오케스트라가 없으면 연극이라 해도 될 정도의 진정성을 담았습니다. 쓸데없는 손의 움직임이나 말의 군더더기를 덜어냈죠. ‘배우가 뭔가를 하고 웃지 말아라. 웃는 건 관객들의 몫’이라는 폴의 디렉션을 지키려고 충실히 노력했습니다. 관객들도 행복해 하셨고 저 역시 ‘맘마미아!’를 하면서 힐링합니다. 안좋은 일이 있었어도 무대에 서서 관객들을 보면 행복하거든요.”

김영주의 말에 빌 역의 오세준은 “지난 시즌까지 소피의 아빠찾기에 집중했다면 이번 ‘맘마미아!’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이야기를 깊이 있게 가져오는 데 몰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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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해리의 대사지만 ‘그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집중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아들 둘의 아빠인데 뮤지컬로나마 딸의 아빠일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또 다른 빌 역의 호산은 “해외, 국내 연출팀이 공동으로 가장 강조한 게 아이컨텍이었다”며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관계에 좀더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온몸의 털 바짝 세운 새 캐스트들, 김정민, 루나·이수빈, 박준면·오기쁨

“온몸에 털을 바짝 세우고 긴장의 나날 보내고 있습니다. 12월까지는 모든 털이 서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난 9년 간 새로운 캐스팅이 없었던 샘 역으로 합류한 가수 김정민은 “초긴장상태”라며 현재 상태를 표현했다. 소피 역의 루나는 “뮤지컬 배우로서 관객들게 좀더 신뢰를 드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긴장도 되지만 긍정적인 소피에게 배우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루나와 소피로 더블캐스팅된 이수빈은 “생각지도 못한 대사에 보내주시는 관객들의 에너지와 리액션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며 “장면과 대사에 집중하며 새로운 느낌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지 역에 새로 합류한 오기쁨은 “첫곡을 하고 작품의 힘을 다시 경험했다”며 “그 힘을 그대로 잘 전달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매 무대에 임하겠다”고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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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박준면은 “15년 전에는 제가 너무 어려서 못했는데 지금은 딱 제 나이로 로지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다”며 “목소리를 어리거나 늙게 내지 않고 딱 제 나이에 맞는 로지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남경주, 최정원 등 너무 무르익은 선배들과 함께 하니 굉장히 버겁습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합니다.”

◇역할 바꾼 성기윤, 홍지민 “믿는다면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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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사진제공=신시컴퍼니)

“샘으로 시작해 빌, 이번에 해리까지 하게 되면서 세 아빠를 다 연기한 전세계 유일한 배우가 됐습니다.”

2004년 초연부터 샘, 빌, 해리로 ‘맘마미아!’를 지키고 있는 성기윤은 이렇게 전하며 “배우생활 30년 중 반을 ‘맘마미아!’와 함께 했다”고 웃었다.

“‘맘마미아!’는 늘 그랬지만 같은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게 돼 더 활기차고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2016년 로지로 함께 했던 홍지민은 이번 시즌 타냐로 역할을 바꿔 돌아왔다.

그는 “다이어트에는 성공했으나 배역 하나를 잃었구나 했는데 타냐 오디션 제의를 받았다”며 “두 번째로 함께 하지만 역할이 바뀌어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 만만치 않은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김)정민 오빠의 말처럼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타냐로 역할을 바꾸면서 ‘내 인생이 참으로 드라마틱하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관객을 만나고 폴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면서 ‘홍 타냐’에 대한 믿음이 생겼어요. 수많은 약속과 연습으로 인한 결과들이 무대에서 폭발적인 빛을 발하는 걸 봤거든요. 그렇게 제 인생의 변화와 도전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이라는 넘버 중 ‘믿는다면 이뤄지죠’라는 가사에 계속 눈물이 났어요. 관객분들도 ‘맘마미아!’를 보시면서 ‘믿는다면 이뤄진다’는 주문을 외우시길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