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연극 ‘미저리’ 안재욱 “작은 응원이라도 있다면…”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7-16 20:00 수정일 2019-07-16 20:00 발행일 2019-07-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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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자숙 중이던 안재욱, 황인뢰 연출의 연극 ‘미저리’로 복귀
"작은 응원이라도 있다면 그걸 발판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
[미저리] 공연사진_안재욱, 김성령 2(제공.그룹에이트)
연극 ‘미저리’의 김성령(왼쪽)과 안재욱(사진제공=그룹에이트)

“많이 죄송스럽고 부끄럽기도 해서 일을 쉴까, 그만둘까도 생각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단어나 저만의 어법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2월 ‘광화문연가’ 전주 공연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혈중 알코올농도 0.096%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숙 중이던 안재욱이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프레스콜로 기자들을 만났다.

“계획돼 있던 작품들에서 하차하면서 미안한 마음은 이루 어떻게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 7, 8월 예술의전당 ‘영웅’에서도 하차한 마당에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극장에서 공연을 올려도 되는 건지 고민도 많았어요. 하지만 오히려 함께 하기로 했던 팀들(스태프들), 배우들, 컴퍼니가 더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주셨어요.”

[미저리] 공연사진_안재욱 1(제공.그룹에이트)
연극 ‘미저리’의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으로 복귀한 안재욱(사진제공=그룹에이트)

이렇게 전한 안재욱은 “더불어 ‘미저리’로 기회를 주신 그룹에이트, 황인뢰 연출 등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히 그 명분으로 무대 서긴 하는데 미안한 마음은 이루 어떻게 말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미저리’는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김상중·안재욱, 이하 시즌 합류 순)과 광기어린 그의 팬 애니 윌크스(길해연·김성령)의 서스펜스 스릴러다.

2015년 ‘다이 하드’ 시리즈의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 ‘위기의 주부들’ 등의 로리 멧칼프(Laurie Metcalf) 주연으로 초연됐다.

안재욱은 “제가 연기 이외는 달리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더라”며 “지금까지 보다 나은 성실한 모습, 누군가에게는 도움되는 모습이 있다면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숨는 것, 피해 있는 것만으로 임하면 답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감이 없지 않나 질타도 받았지만 제가 야인으로 사는 게 아닌 이상 어떤 방법, 모습이 됐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답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제 생각이 짧았는지 모르지만 아무 일도 않고 마음에만 간직한다면 돌파구가 안될 듯 했다”며 “누군가에게는 밉고 용서가 안되겠지만 작은 응원이라도 있다면 그걸 발판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용기 아닌 용기를 내봤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 한다고 한들 기회가 없거나 무대가 주어지지 않으면 끝이잖아요. 이번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고 연습부터 ‘집중하는 모습’이 아닌 실제 집중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공연에서만이라도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랍니다. 열심히 살면서 보답하겠습니다. 제 일이 배우라는 이유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점도 이해합니다. 더 사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