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이드]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이승현·유성재·박규원이 전하는 전혀 다른 리차드·오스카·스티비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5-31 22:30 수정일 2019-06-02 10:36 발행일 2019-05-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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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파밀리아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오스카 유성재(왼쪽부터), 리차드 이승현, 스티비 박규원(사진=강시열 작가)

“그들만의 역사가 발휘하는 강력한 에너지 ‘슈또풍’(박영수·김도빈·조풍래의 애칭), 초연배우의 위엄 허규, 선 고운 ‘춤의 고수’ 권용국, ‘딴딴한’ 막내 안창용.”

뮤지컬 ‘최후진술’의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이어 ‘미아 파밀리아’(8월 11일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또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승현·유성재·박규원은 전혀 다른 매력의 리차드·오스카·스티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해적’ ‘최후진술’ ‘사춘기’ ‘마마 돈 크라이’ 등의 김운기 연출·이희준 작가 콤비작으로 2013년 초연됐다 5년만에 돌아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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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리차드 이승현(왼쪽부터), 오스카 유성재, 스티비 박규원(사진제공=홍컴퍼니)

금주령이 내려진 대공황기의 1930년대 뉴욕에 있는 아폴로니아 인&바(Inn&Bar, 이하 아폴로니아)를 배경으로 아폴로니아의 상설무대 배우 리차드(이승현·권용국·김도빈, 이하 시즌 합류·가나다 순)와 오스카(유성재·안창용·조풍래) 그리고 이들을 찾아와 자신의 보스 일대기를 무대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마피아 솔저 스티비(허규·박규원·박영수)가 엮어가는 이야기다.

아폴로니아에서 진행되는 본극과 극 중 극 형태로 선보이는 최고 히트작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 후계를 두고 벌이는 마피아 일가의 권력 쟁탈전 ‘미아 파밀리아’가 번갈아 공연된다.

◇그들만의 역사가 있다, 박영수·김도빈·조풍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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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리차드 김도빈(사진제공=홍컴퍼니)

“슈또풍이 모이면 확실히 뭔가가 있어요. 합이 안 맞아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어선지 에너지가 되게 흥미로워요. 각각의 캐릭터가 다 다른데 상호보완하는 에너지가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이죠.”

이승현의 말에 박영수·김도빈·조풍래와 1년여간 서울예술단 생활을 함께 했던 박규원은 “아침 9시부터 매일 함께 하던 세월에 담긴 그들만의 역사가 있다”고 표현했다.

“김도빈 배우의 리차드는 본 모습 그대로예요.”

박규원의 말에 이승현은 “리차드도, (극 중 극 ‘브루클린 브릿지의 전설’ 중) 여자도, (극 중 극 ‘미아 파밀리아’ 중) 써니보이도 잘 어울린다”고, 유성재는 “배우 리차드를 할 때는 그냥 김도빈, 여자일 때는 여자인 척하는 김도빈, 써니보이 때는 진지한 척하는 김도빈”이라고 말을 보탠다.

“(김)도빈 형이 워낙 개구쟁이에요. 도빈 형의 장점은 정말 개구쟁이지만 진지할 땐 진지한 거예요. 그 장점이 리차드에 잘 묻어나죠. (조)풍래 형은 극 중 오스카가 본인에 대해 노래하는 넘버 중에 ‘키 크고 마르고 잘생긴’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 가사에 가장 부합하는 오스카죠.”

박규원의 말에 유성재는 “진짜 키 크고 잘 생긴 오스카”라고, 이승현은 “엔터테이너적인 느낌의 오스카도, 진지한 리차드도 가능한 오스카(?)”라고 동의를 표했다.

“풍래 형도 진짜 개구쟁이에요. 사실 슈또풍 중 제일 개구쟁이인데 지금은 움츠리고 자중하는 중이에요.”이렇게 전한 박규원은 “서울예술단 시절 도빈이 형은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해서 재밌었고 풍래 형은 진지하면서 장난도 잘 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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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스티비 박영수(왼쪽)와 오스카 조풍래(사진제공=홍컴퍼니)

“(박)영수는 세게 생겼는데 진짜 순수하더라고요. 좀 엉뚱한 부분도 있고 그저 열심히 하고…. 호리호리하면서도 튼실한(?) 비주얼이 굉장히 멋지고 에너지가 좋은 스티비죠. 이 친구의 엉뚱하달까, 엉뚱함을 믿는 에너지가 굉장히 세요.”

이승현의 말에 유성재는 “영수가 추구하는 ‘웃기려면 진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힘을 발휘하는 스티비”라고 동의를 표했다. 박규원은 “이미지대로 정말 순수한, 영혼이 순수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농담도 잘하지만 공연 관련 생각 밖에 안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노래, 발성, 연기 등 정말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해요. 남들이 어떻게 보든 그것만 중얼거리면서 돌아다니는 사람이죠. 영수 선배님의 가장 큰 장점은 몸을 잘 쓰는 거예요. 춤만 잘 추는 게 아니라 아크로바틱까지 하시죠. 마음만 먹으면 마피아적 요소를 제일 잘 표현할 스티비예요. 느와르 신에서 백덤블링도 가능한 사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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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스티비 허규(사진제공=홍컴퍼니)
그리곤 “한마디로 가장 근사한 스티비”라고 덧붙이는 박규원에 “왜 도빈·풍래는 형이고 영수는 선배냐?”는 이승현의 엉뚱하지만 예리하기도 한 질문이 던져진다.

“도빈·풍래 형과는 서울예술단 동기고 영수 선배는 한 기수 위거든요. 저는 정단원이 못됐지만 형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성악전공이다 보니 연기에 대해 잘 몰라서 헤맬 때마다 많이들 도와주셨죠.”

◇선 고운 권용국의 리차드, ‘딴딴한’ 안창용의 오스카, 어쩌면 진짜 마피아(?) 허규의 스티비

“(허)규는 어떤 배역을 하든 자기화를 시켜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듯 없는 듯 걱정도 많은데 결국은 잘해내죠.”

2013년 초연에서 이승현 리차드, 유성재 오스카와 호흡을 맞췄던 스티비 허규에 대해 “지극히 허규스러운 스티비”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곤 “굉장하다”고 감탄하는 유성재에 박규원은 “우리 상상 속이 아니라 실제로 마피아가 존재한다면 허규 형 같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을 보탠다.

“발레를 전공해선지 춤을 잘 춰요. 안무 선생님이 뭘 가르쳐 주면 금방 외워서 저희에게 가르쳐 주죠.”

‘킹키부츠’ 엔젤 출신의 리차드 권용국에 대해 이렇게 전한 이승현은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이면서 진지하다”며 “제가 춤을 배우고 돌아서면 자꾸 잊어서 (권)용국이한테 계속 물어보는데 진짜 진심을 다해 가르쳐 주고 또 가르쳐 준다”고 덧붙인다. 그런 권용국에 대해 박규원은 “선이 예쁜 리차드”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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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의 리차드 권용국(왼쪽)과 오스카 안창용(사진제공=홍컴퍼니)

“리차드는 극 중 배우고 춤의 고수거든요. 권용국 배우는 손짓 하나에도 고수의 향기가 묻어나는 리차드죠. 대본에 충실하게 선이 고운 춤의 고수 리차드랄까요.”

이어 오스카 안창용에 대해서는 “진짜 오스카 같다”며 “연기 스타일, 익살스러움, 장난스럽지만 따뜻한 느낌 등이 그냥 오스카”라고 덧붙였다. 박규원의 말에 유성재는 “되게 착한 팀 막내이자 분위기 메이커”라고, 이승현은 “연습실에 한 시간 이상 일찍 와서 운동을 하며 땀을 잔뜩 흘리고 대본을 보는 성실한 막내”라고 말을 보탰다.

“젊어선지 물리적인 힘이 되게 세게 느껴져요. 체력도 좋아서 힘이 넘치는 오스카죠. 되게 사람이 ‘단단’도 아니고 ‘딴딴’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