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모드' 돌입한 삼성·LG…5G 확산 차질 우려

백유진 기자
입력일 2019-04-23 13:31 수정일 2019-04-23 14:45 발행일 2019-04-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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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폴드' 소개하는 고동진 사장<YONHAP NO-1350>
‘삼성 갤럭시 언팩 2019’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전자)

LG전자가 5G 스마트폰 ‘V50 씽큐’ 출시를 미룬데 이어 삼성전자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글로벌 출시를 연기했다. 출시를 미룬 배경에는 양사 모두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5G 단말기 부족으로 서비스 확산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삼성전자는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출시 시점은 수 주 내에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더버지, 블룸버그, CNBC 등 외신들은 리뷰를 위해 삼성전자에서 받은 갤럭시 폴드 제품에서 사용 1~2일만에 스크린 결함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화면 보호막을 강제로 제거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화면 보호막을 제거하지 않은 제품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제품을 회수해 원인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품질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 제품 출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측은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면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출시 연기 결정은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사태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일부 배터리 제품에서 발화 현상이 나타나자, 판매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러나 교환된 제품도 잇따라 발화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생산을 전면 중단했고, 그 결과 당시 삼성전자 3분기 IM(모바일)부문 실적은 2조원대에서 1000억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LG전자 V50 씽큐와 듀얼 스크린
LG전자 V50 씽큐와 듀얼 스크린. (사진제공 = LG전자)

앞서 LG전자도 5G 품질 논란이 거세지면서 19일 예정돼 있던 V50 씽큐 국내 출시를 미룬 바 있다. 이달 초 최초 5G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를 통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시작됐지만,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거세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LG전자 측은 “5G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G 스마트폰의 완성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해 출시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는 물론 내달 유럽과 국내 출시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폴드와 V50 씽큐 모두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출시가 연기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요 5G 단말기로 꼽혔던 두 제품이 모두 출시가 미뤄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5G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각도 나온다. 현재까지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은 갤럭시S10 5G 한 기종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확산을 위해서는 통신망 확충뿐 아니라 단말기 선택의 다양성도 중요한데, 단말기 라인업 강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빠른 시장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백유진 기자 byj@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