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다저스 새 에이스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개막전서 1실점 선발승

김민준 기자
입력일 2019-03-29 09:07 수정일 2019-03-29 09:12 발행일 2019-03-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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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DGERS VS DIAMONDBACKS <YONHAP NO-1451> (UPI)
다저스의 류현진이 팀의 새로운 에이스다운 면모를 펼치며 29일 개막전 첫 선발 데뷔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연합)

LA 다저스의 새로운 1선발 에이스로 손색이 없었다.

류현진이 대선배 박찬호에 이어 18년 만에 한국인 빅리거로는 두 번째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소중한 첫 승을 일궜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빼앗아 내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1회 삼진 3개를 탈취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 속에 이날 13타자 연속 범타라는 경이적인 기록까지 세우며 안타는 홈런 1개를 포함해 4개로 잘 막았다. 사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공에 다소 힘이 빠지기 시작한 6회 초 애리조나의 베테랑 애덤 존스에게 좌월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팀이 7-1로 앞서던 6회 말 공격에서 대타와 교체되어 승리 요건을 갖췄으며 이후 팀이 12-5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귀중한 데뷔전 승리투수가 됐다.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리그 최고의 투수 잭 그레인키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었다.

류현진의 이날 개막전 선발 첫 승은 박찬호가 같은 다저스 소속으로 지난 2001년 4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후 18년 만이다. 한국 KBO리그까지 포함하면 2009년 SK 와이번스에 5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이후 10년 만이다.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왼쪽 어깨 부상으로 개막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면서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류현진은 특유의 정교한 컨트롤과 넉넉한 넉살로 상대팀을 압도했다.

최고 사속 153km로 예전 구속을 확인한 것은 물론 새로 장착한 커터(컷 패스트볼)이 위력을 더했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삼진 결정구로 잘 먹혔다. 8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이 가운데 59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정도로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선보였다.

첫 1회에서의 성공이 경 기 내내 안정감을 주었다. 류현진은 첫 타자인 애덤 존스를 8구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도 기 죽지 않고 결국 몸쪽 각도 좋은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낚으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2번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이내 평점심을 되찾고 후속 윌메르 플로레스와 다비드 페랄타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1회 첫 공격에서 선취점을 빼낸 타선의 도움을 등에 엎고 이후 류현진은 2회부터 3회와 4회까지 삼자범퇴로 경기를 압도했다. 간혹 강습 내야안타성 타구들이 나왔지만 내야진의 꼼꼼한 수비벽을 뚫지는 못했다. 5회 초 투아웃에서 7번 닉 아메드에게 2루타를 맞을 때까지 13타자를 모두 연속으로 범타처리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위기는 6회 초였다. 1사 후 애덤 존스에게 초구 커브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의 공이 밋밋했다기 보다는 커브를 노리고 작심하고 풀 스윙한 존스의 능력치가 더 빛났다. 류현진은 잠시 평정심을 잃은 듯 후속 타자인 에스코바르에게도 좌선상 2루타를 허용하는 등 연속 장타를 허용해 주춤했으나 이내 다음 두 타자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다저스 타자들은 이날 메이저리그 개막전 역대 최다 기록인 8개 홈런으로 류현진을 지원 사격했다. 다저스는 1회 선취점에 이어 2회 말 류현진의 보내기 번트로 잡은 2사 2루 상황에서 터너가 2점 홈런을 터뜨려 일찌감치 승기를 다저스 쪽으로 가져왔다. 특히 오스틴 반스는 4회 말 좌월 투런, 좌중월 솔로 아치를 그리는 진기한 장면도 연출했다.

내셔널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애리조나의 그레인키는 3⅔이닝 동안 홈런 4개를 포함해 7개 안타를 맞고 7실점하며 개막전 패배를 맛봤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