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더컬처] 뮤지컬 ‘라이온킹’ 라피키 느세파 핏젱·심바 데이션 영·날라 조슬린 시옌티 “환영받은 느낌 그대로!”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1-11 18:30 수정일 2019-01-12 18:00 발행일 2019-01-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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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의 라피키 느세파 핏젱(왼족부터), 심바 데이션 영, 날라 조슬린 시옌티(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누구도 우리 소울이 담긴 음색을 놓칠 수 없을 거예요. 서울에 우리 소울을 전달할게요.”

2018년 12월 25일 대구공연을 마치고 1월 9일 서울에 입성한 뮤지컬 ‘라이온 킹’(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라피키 느세파 핏젱(Ntsepa Pitjeng)은 서울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출신의 배우로 미국, 영국, 브라질, 스위스는 물론 마닐라, 싱가포르에서 이어지는 인터내셔널 투어에 라피키로 분하고 있다. 그는 최근 롯데월드타워 555미터 최정상에서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선보여 이슈가 되기도 했다.

라이온 킹 - 인터뷰  - 느세파 핏젱 (라피키)
뮤지컬 ‘라이온 킹’의 라피키 느세파 핏젱(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일본 도쿄타워에 이은 이번 랜드마크 퍼포먼스 캠페인은 롯데월드타워 측과의 협의와 안전점검을 거쳐 지난해 11월 촬영했다. ◇라피키 느세파 핏젱, 555미터 상공에서 ‘서클 오브 라이프’를 열창하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죠. 처음 얘기를 들어을 때는 농담인 줄 알았어요. 분장 전에 올라가봤는데 정말 높더라고요. 고백하자면 좀 무서웠죠. 하지만 분장, 의상 등을 마치고 라피키로 올라갔을 때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어요. 그 자체로 행복했고 흥미로웠죠.”

이렇게 555미터 상공에서의 퍼포먼스 소감을 밝힌 느세파 피젱은 “너무 특별해 무서울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 순간의 특별한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저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많이 해본 배우가 아니에요. 수많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것 자체로도 새로운 경험이었죠. 카메라 자체만으로도 긴장했지만 날아다니는 드론 카메라를 보면서 환상적인 기분을 느꼈어요. 그렇게 긴장을 풀었죠.”

느세파 핏젱이 연기하는 라피키는 다양한 아프리카 토속 언어를 구사하는 힐러이자 영적 지도자이며 스토리텔러이기도 하다.

“우리 언어를 공연으로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라피키는 재밌는 캐릭터예요. 광기어리지만 정글 속 모든 동물들의 친구이기도 하죠. 모성애, 힘, 용기, 사랑, 우정을 상징하는 캐릭터예요. 혀 차는 소리 등 아프리카 토속 언어로 본인 이야기를 해요. 그 소리는 우리가 삶에서 들어야할 이야기들이죠.”

라피키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 느세파 핏젱은 “영적인 힘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말할 능력을 가졌다. 남아공의 주술사 같은 역할로 영혼을 치유해주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라이온킹
뮤지컬 ‘라이온 킹’ 중 라피키 Photo by Joan Marcus ⓒDisney(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남아공에는 그런 주술사들이 실제로 있어요. 병원에 가면 약을 지어주듯 라피키는 허브들을 섞어 영혼과 마음을 치료하죠. 그런 주술사들은 특별할 뿐 아니라 노련하고 현명하죠. 숲속 동물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 찾는 존재예요. 그리고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는) 심바가 스스로 누구인지를 발견하는 여정을 함께 합니다. 심바가 어릴 적 들었을 삶의 교훈, 스스로 잊어버린 삶의 가치를 다시 상기시키며 재밌고 우스꽝스럽게 여정을 함께 하죠.”

느세파 핏젱의 말처럼 라피키는 힐러, 친구, 어머니, 영적 지도자이며 심바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의 동반자이자 이야기를 전달하는 내레이터이기도 하다.

“라피키는 이야기 전달자이기도 해요. 제가 이 역할의 오디션을 보면서 들은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한 살짜리 아이한테 들려주듯 이야기를 전달하라고 했죠.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마디 한 마디를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요.”

 

라이온 킹 - 인터뷰 - 데이션 영 (심바)
뮤지컬 ‘라이온 킹’의 심바 데이션 영(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심바와 날라가 전하는 20년간 사랑받는 비결

“관객들은 무대 위의 저희와 작품을 보고 뭔가를 얻어갈 겁니다. 매일밤 공연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도전이에요. 한 관객이라도 심바의 여정을 보고 감동받지 못했다면 제 할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감동받도록 도전 중이죠.”

대구공연에서 캘빈 그랜들링(Calvyn Grandling)과 번갈아 심바로 무대에 올랐고 서울공연부터는 원캐스트로 공연에 참여하는 데이션 영(Dashaun Young)은 이 여정을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누구나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곤 하잖아요. 인종, 나라, 피부색,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죠. 모든 경계를 불문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잖아요.”

‘라이온 킹’이 20년 동안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전한 데이션 영은 “1994년의 애니메이션도 훌륭하지만 극장에 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경험일 것”이라며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과 큰 감동”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에 이어 서울에서도 원캐스트로 날라를 연기하는 조슬린 시옌티(Josslynn Hlenti)는 “이 작품 자체가 뮤지컬이라기 보다 인생에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위대한 경험이다.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라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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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 중 날라(왼쪽)와 심바 Photo by Joan Marcus ⓒDisney(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줄리 테이머 연출님께서 인간과 동물을 조합해 무대에서 표현하는 기막힌 방법을 찾아냈어요. 무대에서 시종일관 네발로 걸을 수는 없어요. 인간처럼 두발로 걷되 퍼펫을 이용해 상징적으로 동물을 표현하죠. 의상, 세트, 분장 등 이 작품이 가진 요소들은 굉장히 특이해요. 오프닝 ‘서클 오브 라이프’부터 객석에 앉아 있는 자체가 아프리카 사바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사바나에서 볼 법한 사람들, 동물들을 만나는 그 자체가 위대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어 날라 캐릭터에 대해서는 “대부분 뮤지컬들은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라이온 킹’은 우리 삶에서 그렇듯 여자들이 얼마나 강인한지를 보여준다”며 “생명의 순환에서 여자들이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 힘껏 외치고 살아갈 수 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온 킹 - 인터뷰 - 조슬린 시옌티 (날라)
뮤지컬 ‘라이온 킹’의 날라 조슬린 시옌티(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저는 남아공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나라를 소개하는 데 열정적인 사람이에요. 이 작품을 통해 TV나 스크린에서도 보지 못한 아프리카를 전하고 싶어요. 아프리카 사람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 음색을 가졌는지,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뛰어난 재능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생각에 굉장히 신나 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느세파 핏젱의 스카와 데이션 영·조슬린 시옌티의 라피키

“영화를 볼 때는 당연히 심바를 좋아했죠. 너무너무 좋아해서 영화를 녹화해 ‘아이 저스트 캔트 웨이트 투 비 킹’(I Just Can’t Wait To Be King) 가사를 받아적어 토요일마다 노래연습을 했어요.”

느세파 핏젱은 애니메이션 속 심바에 열광했던 기억을 전하며 “뮤지컬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스카”라고 전했다.

“스카는 배신의 캐릭터죠. 하이에나들을 불쌍한 작은 영혼들로 보이게 할 정도로 무서움을 잘 표현하고 있죠. 어떻게 그렇게 잘 해나가는지 존경스러울 정도죠.”

데이션 영 역시 애니메이션에서 심바를 가장 좋아했다고 털어놓고는 “이 역할을 하기 위해 오랜 시간 단련된 배우”라며 웃었다.

“그래서 이 뮤지컬에서 제가 심바를 연기하는 게 좀 멋있고 기분 좋아요. 뮤지컬에서는 라피키가 재밌어요. 정신이 나간 것 같고 이상해 보이지만 현명하죠. 그가 보여주는 다양한 캐릭터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슬린 시옌티는 “애니메이션에서는 티몬과 품바를 제일 좋아했다”며 “그들이 보여주는 코미디가 재밌었다. 어려서 부보님들이 하지 말라는 짓을 다 하는 걸 보면서 재밌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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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라이온 킹’ 중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 Photo by Joan Marcus ⓒDisney(사진제공=라이온킹문화사업전문회사)

“TV나 실제 동물의 왕국에서는 같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동물들이 재밌게 심바의 여정에 함께 해주는 게 좋았어요. 지금은 라키피가 너무 좋아요. 마법같죠.”

이어 세 사람은 한국 관객들에게 무대에 임하는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많이 웃고 울 수 있게, 아무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느세파 핏젱, “우리가 무대 위에서 하루하루 느끼는 기쁨을 같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데이션 영에 이어 조슬린 시옌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환영받는 느낌을 그대로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어요.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것들, 당신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저희가 채워 드릴게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