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유럽 자본주의 토대를 다진 야코프 푸거, 베일에 싸였던 ‘자본가의 탄생’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9-01-04 20:27 수정일 2019-01-04 20:27 발행일 2019-0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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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의 탄생 자본은 어떻게 종교와 정치를 압도했는가 | 그레그 스타인메츠 지음 | 부키 출간(사진제공=부키)

지금의 금융 체제와 역사를 알려면 야코프 푸거(Jacob Fugger)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자본가의 탄생’ 이 출간됐다.

야코프 푸거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 대신 은과 구리 광산 채굴권과 소유권 등 권리를 받아 부를 쌓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출신의 은행가다.

푸거는 빚에 허덕이거나 자금난에 시달리는 장사꾼이 아닌, 신성로마제국 황제, 스페인·나폴리·예루살렘 국왕 등 수식하는 칭호만 81개에 달하는 세계 최고 권력자 카를 5세에게 채무상환 독촉장을 날린 은행가이기도 하다.

그는 군소 가문 중 하나였던 합스부르크의 부상, 가톨릭 교회의 대금업 금지 철폐, 면죄부 판매와 종교개혁, 한자동맹의 붕괴, 복식 부기의 전파, 경제 강국의 판도 변화, 격렬해지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갈등 등 유럽의 근대 자본주의를 발전시킨 굵직한 역사적 흐름을 이끈 인물이다.

신분제가 존재했던 15~16세기 유럽, 가난한 농부의 손자로 귀족에게 허리를 숙이지 않거나 길거리에서 기사에게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평민 출신인 푸거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기회 포착, 신기술 개발, 이기는 협상기술 그리고 배짱이 있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