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소박하지만 절절… 시어로 퍼올린 돈암동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8-11-21 07:00 수정일 2018-11-21 07:00 발행일 2018-11-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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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돈암동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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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동 엘레지|김대성 지음 | 한국문연 출간(사진제공=한국문연)

지난 2010년 ‘시사사’로 등단한 김대성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돈암동 엘레지’가 출간됐다. 이 시집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시인이 60여년을 살면서 애착을 갖게 된 돈암동을 배경으로 쓴 책이다. 

저자의 개인적 체험뿐만 아니라 관심을 갖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게 되는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한국 도시 문명이 지닌 사회적 맥락 그리고 그 속에서 노래하지 못하고 소멸된 타자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초로의 시인이 평생을 살아온 삶은 소박하지만 절절하다. 아파트부터 노숙자, 노을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만 소재들이 단어와 문장으로 심금을 울린다.

시집에는 “생의 둘레를 얼씬거리다가 결국은 다시 수챗구멍 같은 곳으로 흘러들고야 마는 자들의 흩어진 삶”(‘돈암동의 노을은 왜 더 붉은가’),“저만치 인왕산 땅의 결빙을 풀어내는 것처럼 처마 밑 해바라기 하던 뽀얀 얼굴”(‘돈암동의 봄’)등 인상적인 시구들이 담겨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