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가 언제 도로 위에서 ‘화마’에 휩싸일지 모른다.” BMW 차주들은 이런 불안감을 안고 차량을 운전해야 한다. 결국 관계 당국인 국토교통부가 나서 ‘운행자제’를 권고했고, BMW코리아는 안전진단 및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안전진단을 마친 차량에서 또 다시 불이 났다. 이처럼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BMW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BMW코리아는 그동안 다양한 국내투자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지난 2014년 770억원을 투입해 세계 첫 자동차복합문화 공간인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를 열었고, 지난해 5월에는 경기도 안성에 1300억원을 들여 신규 BMW 부품물류센터(RDC)를 건립했다. 복합문화시설 송도 BMW 콤플렉스에는 450억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세워질 BMW 한국 위성 R&D 센터에 2020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하지만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번 화재 사고로 회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 있다. BMW코리아는 대규모 리콜 조치에 대해 ‘자발적’이라고 강조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특정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묵살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안전진단과 렌터카 대여 등 대응책은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BMW 측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에 문제가 생겨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하지만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됐다고 볼 수 없다. BMW코리아는 그동안 쌓았던 명성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것인가. 무엇보다 이른 시간 내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근본적인 대응책과 함께 고객의 불안과 불편함을 제대로 읽는 진심이 꼭 필요한 때이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