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자칭 개인주의자의 그라운드 분투기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8-06-18 19:32 수정일 2018-06-18 19:32 발행일 2018-06-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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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 김혼비 지음 | 민음사 출간(사진제공-민음사)

‘고독이 즐겁다’는 자칭 초개인주의자, 여자. 사회적 통념으로는 축구와는 상반되는 듯 보이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그라운드 분투기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가 출간됐다.

‘여자들은 피구와 발야구’라는 편견을 깨고 축구화 끈을 조이는 작가 김혼비를 비롯해 축구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로빙슛, 오버래핑, 인사이드킥, 아웃사이드 드리블, 트래핑 등 축구 전문 용어들이 적용되는 대상은 프리미어 리그나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아니다. 김혼비를 비롯한 축구하는 여자들, 그들 자신의 일이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었건만 어쩌다 보니 축구를 하게 된 저자는 축구팀 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언니들의 눈치를 살피는가 하면 연습에 매진하면서 야심차게 골 넣기를 욕심내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왜 축구할 기회가 없었을까?’라는 프롤로그로 시작한 책의 챕터 별 제목 역시 축구 용어다. ‘인사이드킥: 축구는 대체 왜 팀 스포츠란 말인가’로 시작해 ‘스토피지 타임(Stoppage Time): 축구팀에게는 꼭 이겨야만 하는 시합이 있다’까지에는 못 말릴 축구사랑으로 충만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게 담겼다.

“여자가 무슨 축구?”라는 반문이나 의아한 반응에도 그의 표현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 여자들의 분투기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축구경기에 빗댄 이 사회 여성들의 아우성이자 성장담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