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벌써 3편 기대되는 '탐정: 리턴즈'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8-06-18 15:52 수정일 2018-06-18 15:53 발행일 2018-06-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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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차장

권상우·성동일 주연의 영화 ‘탐정: 리턴즈’가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개봉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7일 하루 동안 27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03만182명을 기록하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개봉 후 공룡천하였던 박스오피스에 제대로 김치파워를 발휘 중이다. 3년 전 이 영화의 시작인 ‘탐정 : 더 비기닝’은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전국관객 400만명을 돌파하지 못했다. 하지만 배우 권상우의 코믹함을 제대로 살린 영화로 시리즈 가능성의 불씨가 됐다.

한류스타인 권상우가 기저귀를 야무지게 접어 버리고 아기대를 맨 가장이라니. 관객들은 포복절도했다. 전설적인 형사지만 집에서는 설거지를 면치 못해 주부습진을 달고 사는 설정의 성동일은 또 어떤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이일화가 그대로 출연해 장르적 콜라보레이션에도 성공했다. 2편에는 아예 본업인 만화방 운영을 지인에게 넘기고 제대로 된 탐정 사무소를 차린 권상우와 2계급 특진을 마다하고 여기에 합류한 성동일을 내세웠다.

‘간 큰 가장’들의 모험은 우리 사회에서 있을 법한 사건과 맞물리며 러닝타임 내내 웃음을 유발한다. 극중 자세하게 다뤄지진 않지만 이들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자신이 직접 운영할 때는 파리만 날리던 만화방이 대박 나고 휴직계를 낸 사이 나이어린 후배가 직속 팀장으로 배치된다. 본업과 꿈 사이에서 언제나 가장의 무게를 견뎌야 했던 과거의 아버지 혹은 지금의 남편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그래서 일까. 유독 2040 남자관객들의 후기와 평점이 눈에 띈다.

‘탐정: 리턴즈’의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1편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단 한명도 바뀌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각종 설정의 조연들 뿐 아니라 3년새 훌쩍 커 있는 극중 권상우의 아들조차도 현재 아역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합류했다. 3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