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방탄소년단처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마술' 배워볼까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8-06-18 07:00 수정일 2019-02-18 18:19 발행일 2018-06-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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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보기 아까운 히든콘] 제임스 도티의 자전적 이야기, 방탄소년단(RM·슈가·진·제이홉·지민·뷔·정국)이 최근 발매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Love Yourself 轉-Tear)의 모티프로 삼은 것 알려져 다시 주목받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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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다양한 작용과 반작용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인간의 뇌와 심장은 무한한 가능성의 보고(寶庫)다.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오롯이 스스로에게 달렸다. 2년 전 출간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는 그 사람, 뇌와 심장의 무한한 잠재력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는 ‘마술’을 경험한 스탠퍼드 대학 신경외과 교수 제임스 도티의 자전적 이야기다.

지난 3주간 미국 빌보드 핫100(싱글차트)과 핫200(앨범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방탄소년단(RM·슈가·진·제이홉·지민·뷔·정국)이 최근 발매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Love Yourself 轉-Tear)의 모티프로 삼았다고 알려지면서 3만부 이상이 팔려나가 각종 온라인 서점에서 차트 역주행을 꾀한 책이기도 하다.

1968년 굶는 일이 다반사일 정도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밥은 가난이 싫었고 술만 마시면 폭력적이 되는 아버지, 자살 시도를 하는 엄마를 보며 매일 두려움과 공포를 경험하곤 했다. ‘불우하고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는 유년시절을 보내던 그는 8학년을 앞둔 여름 ‘선인장 토끼 마술가게’에 마술용 가짜 엄지손가락을 구하러 들어갔다 루스 할머니를 만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는다.

저도 모르게 ‘짐’이라는 이름으로 루스 할머니를 만나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 것 멈추기, 이를 위해 온몸의 근육 이완시키기, 삶의 매 순간을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며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머릿속 목소리 꺼버리기 등을 익히는 데만 4주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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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사진제공=민음사)

6주 동안 루스와 함께 하며 사람을 상처 입히는 이는 가장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배웠고 내가 원하는 것이 언제나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은 아닐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더불어 되고 싶은 것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고 상상하기, 나와 내가 되고 싶은 것 사이의 창, 감정을 조절하고 공감과 사회적 유대가 높은 낙관적 사람 되기 등 스스로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마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후로 지금까지 그 마술이 통하는 경험을 수도 없이 했다. 

월세를 못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돈을 갚으러 온 사람, 누구도 계획하지 않았던 대학 입학, 극적인 툴레인 의과대학 합격허가서, 7500만 달러의 자산가로 오렌지카운티에서 가장 성공한 신경외과 의사…. 

그가 이룬 것들은 모두 6주간 루스에게서 배운 것을 통해 짐 스스로가 했던 노력과 행동들이 밑거름이 됐다.

그 6주간의 배움을 잃어버리고 소홀히 하는 순간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사실상 파산상태에 이르면서야 짐은 나와 내가 되고자 하는 모습 사이의 창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부유한 삶을 보장하는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유로워진 그는 연민, 이타심, 친절이 뇌에 작용하는 힘,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는 힘 등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한다.

마술가게에서 시작해 수십년 동안 다져진 마술과도 같은 여정에서 깨달은 것은 결국 어떤 일이든 나에게 달렸다는 사실이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지는 그 누구도 아닌 오롯이 나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사랑받을만한 가치를 지닌 존재다. 더불어 모든 사람에겐 평등한 기회, 두 번째 기회를 누릴 자격도 있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모두가 그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스스로 머릿속과 마음 속을 깊이 들여다봄으로서 맞이하게 되는 경험은 속임수도, 숙련된 기술도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는 ‘진짜’ 마술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