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들 "북미회담, 北비핵화 대책 없어…시간벌기 우려"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6-13 11:21 수정일 2018-06-13 15:00 발행일 2018-06-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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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문들, 북미정상회담 1면 보도
일본 신문들이 13일자 1면에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연합)

일본 언론들은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행동이나 검증 방법엔 합의하지 못했다며 우려를 나타났다.

요미우리, NHK 등 일본 언론은 13일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일제히 톱뉴스로 전하며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NHK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공동성명에 서명을 했다”면서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나 검증방법 기한 등은 담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NHK는 “미국은 비핵화를 둘러싼 합의에서 원칙론에 확인하는데 그쳤고, 그에 대한 대가의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발을 디디는 것을 피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면에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말이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비핵화의 구체적 대책 등의 거론도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합의점이 충분히 도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또 국제면에 ‘한국, 중개역할에 성공’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정권은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도 1면에 “공동 성명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밝히지 않아 북미 고위관리가 계속 협의해 가기로 한 데 그쳤다”면서 “과거 북미 합의에서 이러한 구체적 조치 문제로 막혔던 역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별도 기사에서 “(북한이) 전력부족과 국제사회 제재로 경제 측면에서 훌륭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조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적’과의 정상회담은 큰 선전이 될 수 있다”며 “그것으로 제재 해제와 관계 정상화에 의해 자금을 얻을 수 있으면 경제에 대한 지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론한 것에 대해 “주일미군과 자위대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한미훈련 중단, 주한미군 축소·철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일미군과 일본의 방위에도 파급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면에 “(공동성명에 대해) 아쉽지만 안도보다 우려가 된다”면서 “북한의 시간벌기”라고 평가한 전문가 사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비핵화에 대한 세부안을 북미 고위관리에 맡긴다는 것으로 김 위원장은 시간을 벌면서 한미일 언동에 트집을 잡아 대가를 구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CVID 포기는 커녕 시간을 버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날지도 모른다며 그것이 ‘김 위원장의 목적이다’라고 보는 전문가도 적지않다”고 꼬집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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