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인생 서커스 한편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8-06-08 07:00 수정일 2018-06-08 07:00 발행일 2018-06-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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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파토 가족'
자파토가족 누끼
자파토 가족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서커스단 | 쥘리 브루앙 글그림/김현희 역 | 1만3000원| (사진제공=사파리)

살아 움직이는 그림책이 나왔다. 서커스 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책은 동봉된 필름지를 그림에 대고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 그림이 실제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마술을 부린다. 

저자인 쥘리 브루앙은 세계적인 그림 작가들을 배출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장식미술학교에 다니며 이 책의 아이디어를 냈다. 잔상효과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원리를 그림책에 도입 한 것.

책의 내용도 알차다. 재주 많은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찾아가는 딸의 시각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가는 고민에서 출발한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서커스단 자파토 가족’에서 가장 어린 남동생은 공을 스무 개씩 공중에서 휙휙 돌리는 능력자다. 언니는 훌라후프 여러 개를 돌리며 기다란 리본을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차력사 아빠와 곡예사 엄마, 미래를 내다보는 점쟁이 할머니와 동물 조련사 할아버지를 둔 소녀의 상황은 이 시대 ‘엄친아’ ‘엄친딸’과 한번이라도 비교 당해 봤던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될 만큼 설득력있다. 기발한 접근과 아이의 자존감을 북돋워 주는 깊이 있는 내용을 따라가노라면 한 편의 인생 서커스를 본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