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북경협주 과열, 소문에 휘둘리는 개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18-06-06 16:21 수정일 2018-06-06 16:23 발행일 2018-06-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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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화일
이은혜 기자

테마주 투자의 주축인 개인은 ‘핫한’ 테마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이다. 얼마 전 인기 아이돌그룹 BTS가 미국의 대표 음원 순위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BTS테마주’까지 생길 정도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감자는 남북경협주다.

남북경협주가 이슈라는 소식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 다만 투자자들이 어느 남북경협주를 찾는지는 아직 시장의 관심사다

남북경협주 중에서도 건설·시멘트주에 베팅하던 투자자들은 최근 ‘음식’으로 테마를 옮긴 모습이다. 지난 달 30일 외신의 북한 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 검토 보도에 햄버거 가맹점을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가축용 사료 제조업체 현대사료는 상장 첫 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내화물 제조업체 포스코켐텍은 지난달 29일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이달 들어 주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테마주를 향한 ‘묻지마 투자’는 늘 주가 급락의 위험을 안고 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간 가파르게 올랐던 남북경협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제는 남북경협주가 과열됐다고 소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앞서 남북경협주 관련 취재 도중 만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당 종목에 대한 언급은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없다’, ‘주가가 적정 수준을 넘었다’고만 말해도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쳐 힘들다는 이유다.

사실을 말해도 듣지 않는 건 개미다. 남북경협주 과열을 증권사 연구원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개미들은 소문이 아닌 분명한 기준을 갖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