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복되는 화학공장 사고, 철저히 규명돼야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18-06-04 15:16 수정일 2018-06-04 15:17 발행일 2018-06-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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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인기자수첩
전혜인 산업부 기자

“화학공장이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해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플레어스택(설비 가동 중 가스·불꽃 등을 방출하는 굴뚝)에서 연기가만 나도 바로 신고하시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죠.” 지난 4월 석유화학 공장 취재를 갔을 때 공장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다.

석유화학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은 잊을 겨를 없이 반복되는 사고에 기인한다. 지난달 29일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로켓 추진 용기에 추진체를 충전하던 중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던 직원 중 3명이 숨지고 중상자를 포함해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울산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 CPVC 생산에 필요한 염소가스를 탱크로리에서 보관탱크로 이송하던 중 배관에서 누출이 발생한 것.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긴급 대피했으나, 가스가 강한 바람을 타고 유포돼 인근 공장 직원 10여 명이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며칠 후인 21일 S-OIL(에쓰오일)의 울산 윤활기유 공장에서도 배관 누출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 공장은 일반적으로 여러 기업들의 설비가 밀집돼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화학 물질이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나,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심각성이나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 이번에 사고가 난 한화 대전공장 역시 군사시설로 분류돼 정확한 화재 원인 등에 대해 공개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기업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안전 관리를 해야 한다. 또 사고 발생시 더욱 철저한 원인 규명 및 명확한 대책을 내놔야 할 책임이 있다.

전혜인 산업부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