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때론 서투르고 엉뚱해도…울컥거림과 작은 웃음을 선사하는 ‘곰돌이 푸’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8-06-02 18:00 수정일 2018-06-02 18:00 발행일 2018-06-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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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을 위해 지은 잠자리 동화 '곰돌이 푸', 디즈니 22번째 애니메이션
위니 더 푸와 소심한 피글렛, 우울한 당나귀 이요르, 새로 이사 온 캉가와 그의 아들 루 등이 백 에이커 숲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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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 에프 출간(사진제공=에프)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곰돌이 푸’는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은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의 테디 베어에 좋아하던 동물원 흑곰의 이름을 따 위니라고 불렀다.

작가가 그 테디베어 위니를 주인공으로 아들의 잠자리 동화를 꾸린 이야기 ‘곰돌이 푸’가 새로 출간됐다.

1926년 책으로 먼저 출간된 ‘곰돌이 푸’는 1977년 월트 디즈니의 22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사랑받았다.

곰돌이 위니 더 푸는 ‘트랄랄라 트랄랄라’를 외치며 아침 체조를 하고 낙천적이고 느긋한가 하면 제 집 문에 노크를 하는 엉뚱함을 발휘하기도 한다.

푸를 비롯해 소심하고 겁 많은 피글렛, 자기를 비하하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우울한 당나귀 이요르, 현실적이고 재치 있는 토끼, 새로 이사온 캉가와 그의 모험심 강한 아들 루, 박학다식하지만 까막눈 올빼미….

‘곰돌이 푸’의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아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들에서 모티프를 땄고 그들이 사는 백 에이커 숲 역시 작가와 가족, 친구들이 휴가를 즐기던 영국의 애시다운 숲이었다.

이요르의 생일선물로 줄 빨간 풍선을 들고 뛰다 넘어져 터뜨리고 울상이 된 피글렛, 터진 풍선으로도 마냥 기쁘고 들뜬 이요르, 푸가 선물한 단지에 자신의 풍선은 넣을 수 있다는 게 마냥 신기한 이요르에 기분이 풀린 피글렛과 유용하게 쓰여 좋은 푸 등의 이야기는 묘하게 울컥하다.

더불어 아침에 일어나 맨 처음 하는 생각에 대해 “아침으로 뭘 먹을까 하는 생각” “오늘은 또 어떤 신나는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라고 주고받는 푸와 피글렛의 대화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동물친구들의 마냥 모자라고 서투른 듯한 일화들이 위로가 되고 작은 웃음이 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