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트럼프와 만나 '北단계적 비핵화' 거부 의견 조율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15 14:06 수정일 2018-04-15 14:40 발행일 2018-04-16 17면
인쇄아이콘
0==0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골프 회동 모습 (일본 내각공보실=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에 대해 거부하는 쪽으로 의견 조율을 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15일 전했다.

교토통신은 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오는 17~20일 방미를 앞두고 “단계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북한의 요구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국 정상이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가능한 비핵화(CVID) 실현을 위해 핵실험 시설을 무력화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무조건 수용하도록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아베 총리는 일본의 주요 현안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도 북미정상회담에서 거론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인권문제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수긍할 것이라고 통신은 내다봤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비핵화를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단계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미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취하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요구하려면 테러지원국 해제, 평화협정 등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통신은 과거 단계적 보상 방식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했다며 미일 양국은 단계적 대가 보상으론 CVID 조기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2003년부터 시작된 6자 회담에서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나눠 북한에 부상이 부여됐지만, 북한과의 이견이 생기면서 2008년 말 6자 회담이 결렬된 바 있다.

그러나 통신은 북한과 미일간의 입장차가 커서 단계적 비핵화 거부에 대해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토통신은 아베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골프 회당을 통해 한반도 문제 등 축적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의 신뢰 구축과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