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공습은 성공적"…'공습 규탄' 유엔 결의안 또 부결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15 13:06 수정일 2018-04-15 15:47 발행일 2018-04-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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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佛,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응징 공격'
14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새벽 하늘 위를 미사일이 가로지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날 새벽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해 ‘응징 공격’에 나섰다. (다마스쿠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전날(13일) 시리아의 화학무기 핵심기반 시설 3곳에 공습을 감행한 것과 관련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화학무기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목표물을 타격하는데 성공했다”며 “시리아의 방공망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군의 화학무기를 다량 파괴함으로써 (시리아군이) 이를 다시 사용할 능력이 상당히 저하됐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리아군과 러시아 측이 서방의 미사일 공격을 대부분 차단했다는 시리아발 보도에 대해 이 같이 일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의 발표에 앞서 시리아군은 국영 사나통신을 통해 서방의 공습을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라며 “다마스쿠스 등으로 날아온 110여발 대부분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의 최대 동맹인 러시아군도 시리아 방공망이 미사일 70% 이상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이 화학무기 의혹과 관련해 시리아 정보군을 공습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 점령지에 사린가스 공격을 가하자 미사일 59발을 동원해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그 후 1년 만인 시리아 현지시간 14일 새벽 4시경에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시설 3곳에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습에는 지난해와 달리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동참했고 그 규모도 더 컸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있는 바르자 연구개발센터와, 시리아 서부 홈스 외곽의 ‘힘 신샤르 화학무기 단지’의 저장고 그리고 벙커 등 3곳에 토마호크 미사일 총 105발을 발사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케네스 메켄지 미 합참 중장은 “이번 공격은 정확, 압도적, 효과적이라는 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시리아는 앞으로 몇 년간은 화학무기 관련 프로그램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리아의 어떤 방공망도 작전에 투입된 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시리아의 화학무기 프로그램 잔여 부분이 남아있다”며 “다음에 일어날 일은 아사드 정권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매켄지 중장은 불필요한 피해가 없도록 만발의 준비 끝에 목표만을 효과적으로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러시아의 요구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안보리는 러시아가 제출한 미국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과 추가적인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미국과 영국·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해 부결됐다. 러시아 주도의 결의안에는 중국, 볼리비아만 찬성 입장을 밝혔다.

시리아 공습을 놓고 이날 회의에서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안보리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은 즉각 행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공습은 시리아 정부가 더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다시 사용한다면 미국은 장전돼 있다”고 말해 향후 추가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