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미러 갈등 최고조…트럼프 "스마트한 미사일 날아갈 것"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12 12:28 수정일 2018-04-12 16:21 발행일 2018-04-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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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남미 순방도 취소하고 시리아 사태 대응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미 순방도 취소하고 시리아 사태 대응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AP=연합)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가 반군 거점인 동구타에 화학 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을 한 것에 대해, 미국이 동맹국인 프랑스, 영국 등과 공조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미군 미사일을 격추하겠다고 맞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시리아에 곧 신형 미사일이 도착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시리아 내전이 미국과 러시아 간의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세사회가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는 시리아에 발사되는 미사일을 모두 격추하겠다고 장담했다”며 “러시아는 준비하고 있어라. 멋지고 새로운, 스마트한 미사일이 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자국민을 죽이고 즐기는 짐승의(시리아 정권) 파트너가 되면 안된다”며 “러시아와의 관계는 냉전 시기를 포함해서 그 어느때 보다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알렉산드르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레바논의 알-마나 TV 인터뷰에서 “미군이 미사일 공격하면, 우리는 요격할 것이며 발사 지점도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위협에 맞선 대응이다.

국제사회는 두 강대국 간 갈등이 통제 불능의 상황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양국 간의 군사적 위협이 무력사용 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 “24∼48시간 이내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공습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한 바 있다.

AP통신 등은 이날 미국과 프랑스의 군사적 응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도 합류 의사를 밝혔다며, “영국 공군 전투기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이 총리의 메세지를 전했다. 통신 등은 이번 주말 군사공격을 개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나 면담을 했다며 시리아에 대한 군사옵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매티스 장관은 통신에 “적절하다면 군사옵션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들도 트럼프 정부가 시리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유도 미사일 구축함 한 척과 구축함 포터도 시리아 해안으로 이동시키고, 미 해군 구축함 도널드 쿡도 이미 동부 해상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경고한 것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식이 이길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AP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세계의 상황이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지금의 국제 현안들이 불안감을 자아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식이 이길 것이며, 국제관계가 세계의 모든 시스템이 더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도 미국을 향해 “테러범을 공격해야지 왜 합법적인 정부를 공격하려느냐”고 반발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