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난민·반EU' 헝가리 오르반 총리 4선 성공…여당 압승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09 11:51 수정일 2018-04-09 18:39 발행일 2018-04-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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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총선 돌입…오르반 총리 4선 눈앞
헝가리 총선이 실시된 8일(현지시간)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부인 아니코 레발 여사가 부다페스트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

헝가리 총선에서 빅토르 오르반(54) 총리의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번 총선 결과로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3연임에 성공, 그의 권력 기반은 한층 더 강화 될 전망이다. ‘반 난민’ 정책을 외치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그는 좌우로 난립하는 야당을 시종 리드해오며 압승을 이끌어 냈다. 아울러 이번 대승으로 헝가리를 중심으로 동유럽의 반난민, 반EU 분위기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NHK 등에 따르면 여당 피데스와 기독민주국민당(KDNP) 연합은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전체 의석 199석 중 134석을 얻으며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우파연합(요빅)이 26석을, 실질적 야당인 사회민주당 및 좌파연합은 20석을 얻었다. 투표율은 69.1%를 기록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조국을 지키는 투쟁은 계속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헝가리에선 3년 전 중동 등에서 4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몰렸다. 하지만 오르반 수상은 국경 지역에 펜스를 설치하고 유럽연합(EU)가 정한 난민 수용 정책에도 반대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주장이 국민의 폭 넓은 지지를 얻은 것이라고 현지 외신들은 분석했다.

또 오르반 총리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여론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강압적 자세를 보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지만 선거제도가 여당에 유리하게 개선된 점, 그리고 야당이 의석을 늘리지 못한 점들이 여당의 압승을 거두는데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르반 총리는 1988년 정당 피데스를 설립하고 1998년 35세 당시 유럽 최연소 총리로 4년간 정부를 이끈 바 있다. 이후 2010년 재집권에 성공, 2014년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4선 총리로 2022년까지 헝가리를 이끌게 됐다.

한편 오르반 총리의 대선 결과가 반난민, 반EU 정책을 앞세운 동유럽 국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EU 내에서 동서 분열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정부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도 지난해 말 극우정당의 연립정권이 발족됐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